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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빙화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그건 바로 로빙화 이야기일 것이다. 나는 처음 이 책을 담임 선생님의 소개로 읽게 되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책이였기에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에게나 소개시켜 줄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 감동 시키는 신비한 힘을 지닌 놀라운 책을 읽은 셈이 되었다.
책 제목인 로빙화는 봄에 피는 아주 아름다운 꽃으로 생명이 짧아 금방 시드는 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꽃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얼마 후 시들면 농부들이 차나무 밑에 두고 흙으로 덮으면 로빙화는 비료가 되어서 차나무가 잘 자라게 만들기 때문이다. 로빙화는 죽어서 향기로운 차를 마실 수 있게 해주는 존재이다.
`왜 제목이 로빙화일까?`라는 의문은 책을 읽고 난 뒤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마음 깊숙이 따뜻한 바람이 들어옴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무슨 말인지 궁금한 사람에게는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난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즐거웠던 건 고아명이라는 아이의 기발한 생각과 놀라운 창의력을 엿보는 것이였던 것 같다. 아명이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이지만, 그 누구보다 맑고, 깨끗한 영혼을 지닌 아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닌 주인공이다. 그에 반해 아버지는 가난한 소작농으로 차를 재배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고아명이라는 아이와 그 아이의 환경. 그리고 그의 재능... 이것들이 로빙화의 이야기를 엮어가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고아명은 항상 그림을 이상하게 그리기로 유명한 아이이다. 실제와는 전혀 다른 색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 나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고아명이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그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선생님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고아명과 다른 캐릭터로 나온 인물로는 임재홍을 들 수 있는데, 이 아이는 부잣집에서 태어나서 그림을 잘 그리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고아명과는 달리 보이…(생략)
는 것밖에 그릴 줄 모른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메마른, 사실 그대로만 보고 그리는 인물인 것이다. 물론 내가 이런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창의력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것인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은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나의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언제부터 닫혀지게 된 것일까? 동일성만을 강조하는 어른들의 영향도 있지 않았나 싶다.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어릴 때부터 틀을 잡아 놓고 그 속에서만 자라났던 것 같다. 아이들만이 지닐 수 있는 순수함이나 자유스러움을 나는 가지고 살았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남자는 무조건 바지를 입게 그리고, 밤하늘은 검은 색, 풀은 초록색, 꽃은 빨간색.... 그게 나였다. 그에 반해 이 책의 아명은 좀 독특한 개성을 지녔다. 자신의 감정을, 생각을 구속받지 않고 그려나가는 것이다. 그 아이에겐 꼭 이건 이렇다는 건 없다. 매 상황마다 각각의 내용을 담고 있는 다양한 그림이 나온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의 재능을 알아주는 선생님이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어른들의 권력욕과 욕심 속에 아명의 재능은 발휘되지 못한다. 학교에서 한명을 뽑아 내는 대회에 가난한 고아명 보다는 부자인 임재홍을 선발한 것이다. 순전히 어른들의 때묻음으로 인해 한 아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그들은 사진과 똑같이 그리는 임재홍을 대단하게 여기고 권력 있는 그 아이의 아빠에게 잘보이고자 노력한다. 아이의 순수함과 어른들의 검은 마음이 맞부딪쳐 결국에는 아이에게 상처만 주게 되는 것이다.
아명이는 시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독특한 창의성을 발휘해 세계 대회에 출전하지만 대회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불쌍한 아이 죽고 만다. 죽은 뒤에 천재성을 인정받는 가련한 아이. 이 꼬마 아이가 만들어내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떠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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