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욕을 하다 루쉰욕을하다

<루쉰, 욕을 하다>는 스스로 루쉰을 종교처럼 생각한다는 팡시앙뚱이 루쉰을 변호하기 위해 저술한 작품이다. 루쉰이 누구인가? 위대한 문학가 중 한명이라고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 작가다. 그런 루쉰을 위해 변호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처음에는 그 말이 의아스러웠다. 그 같은 작가를 변호할 꺼리나 있는 걸까? 하지만 루쉰이 살던 중국, 그리고 오늘날의 중국을 살펴보면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국내에는 막연하게 루쉰이 존경받는 문인이라고 알려졌지만 루쉰은 생전에 마크 트웨인보다 더한 독설가로 유명했고, 또한 싸움꾼적인 글쟁이였다고 한다. 상황이 그러하니 지식인들이 일본이나 서양을 위해 글짓기를 밥 먹듯이 하던 그 시절에 살던 루쉰은 욕하기를 밥 먹듯이 했다고 한다. 당연히 루쉰에게는 적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적은 루쉰이 죽은 이후부터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존재한다. 저자는 이제는 침묵할 수 없는 루쉰을 …(생략)

최상위 등급??이었다. 작품은 그 최상위 등급의 욕을 편지 등을 중심으로 고증적으로 현장을 포착하고 있기에 그 ??내용물??을 생생히 감상할 수 있다. <루쉰, 욕을 하다>는 단순히 ??유명한 문인이 욕을 많이 했다?? 정도의 메시지만 남기는 것은 아니다. 작품은 은연중에 루쉰과 루쉰의 적들 중 일부를 언급함에 있어서 특별했던 모습을 언급하는데 바로 공과 사를 구별하는 모습이다. 루쉰만 해도 그렇다. 루쉰이 욕을 하는 것과 달리 상대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공정했다. 말이 쉬워 공정하지, 어찌 그것이 쉬웠을까? 외국인 기자가 중국에서 능력 있는 작가를 말해달라고 하자, 루쉰은 자신과 ??욕??을 주고받던 적을 언급한다. 루쉰을 이용해 유명해지려고 했던 비열한 루쉰의 적들을 제외한 공정한 적들도 루쉰을 평가하는데 그러했다. 욕을 하되, 상대를 평가하는데 있어서는 순수한 모습 그대로 평가하겠다는 심보라고 해야 할까. 쉬운 일이 아닐 터인데 <루쉰, 욕을 하다>에서 그 모습을 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허나 루쉰도 사람인지라 간혹 인격모독적인 욕을 하기도 했고, 추측으로 상대를 욕하기도 했는데 그런 모습들은 작품에서 ??루쉰??을 인간적으로 보게 만들어주는 부분이다. 만약 모든 ??욕??이 다 성인 같았다면 어찌 친밀함을 느낄 수 있었겠는가. 막연하게 위대한 문인이라고 생각하던 루쉰. 그러나 <루쉰, 욕을 하다>를 접하고 나면 그 역시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다. 보는 시각이 변화하게 된다. 루쉰을 마치 욕 잘하는 옆집할아버지처럼 여겨진다고 해야 할까? 루쉰의 작품이 그의 손과 머릿속에서 나왔다면 욕은 순수한 혈기, 그것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독특한 문학가, 루쉰. 그의 작품만 보고 루쉰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이제 루쉰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루쉰, 욕을 하다>을 본 뒤에야 인간 루쉰의 이름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