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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를 읽고.......
매우 놀라면서 읽었지만 매우 공감하면서 읽은 책이 바로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였다. 방학 숙제 때문에 읽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에 억지로 책장을 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은 나를 빨아들이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그 무엇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만큼 보이는 사람, 이 책의 주인공이 그렇다. 집안도 좋고 그 또한 훌륭한 대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편안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슴 한쪽에서 밀려오는 허전함과 부족함을 느꼈다. 처음에 나는 그를 조금 부러워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차츰 그의 고민에 공감하고 탄성을 지르면서, 그가 결정한 ??진정한 삶??을 부러워하게 되었다. 그가 살아가기로 결정한??진정한 삶??의 모습은, 하버드를 졸업해 좋은 직장과 아름다운 아내가 있는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쳇바퀴 돌 듯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과 나를 놀라게 한, ??스님??이 되는 것이 그가 찾은 진정한 삶의 모습이었다.
예전에 교회를 몇 년 다니다 교회의 가르침에 의문을 품고 교회를 떠나있는 나로써는 하나님을 믿지만 모순된 모습에 의문을 품는 지은이 이신 현각 스님의 생각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내 생각이 신에 대해 불순한 생각을 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예전의 고민을 지울 수 있었다. 진리가 무엇인가 하고 여유롭게 토론을 벌이는 평화로운 대학교를 조금만 벗어나면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나 또한 화가 난다. 정말 신이 모든 인간을 사랑하신다면, 공평하게 태어나 신을 믿고 영생을 얻을 기회를 주었어야 했다. 태어나자마자 죽어가며 아무런 기회도 없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현각 스님의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의 뜻이니 어쩌니 하면서 통쾌한 결론을 내려주지 못했다. 신의 뜻이니 어쩌니 거론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화를 내며 ??…(생략)
당신이 그럼 신의 뜻에 희생되는 입장이 되보아라.?? 라고 따지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이 책에도 내가 품고 있던 많은 의문들에 대해 이것은 이것이다. 하는 식의 명쾌한 해답은 담지 않았지만, 나는 그 이상의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신에 대해 이것저것 의문을 품는 것보다 신이란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며, 예수나 부처 모두 인간이었고 훌륭한 수행자일 뿐이었다는 것을 생각을 해야 했다. 싫으면서도 매주 교회에 나갔다 와서 다시 죄를
저지르는 무의미한 그런 형식적인 것들. 신을 알기 전에 ??나??부터 알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부족한 나로서는 이 책에 담긴 많은 뜻들을 다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것은 이것이고 무엇은 어떤 뜻을 의미하는지 ??알기??보다는 마음을 다스리면서 마음으로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끔 이 책을 읽던 감동을 떠올리며 내가 진정으로 쫒고 있는 것은 옳은 것인지, 눈을 감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다짐하였다.
순간순간 읽으면서 느낀 많은 생각들을 다시 되새기기 어려운 점이 아쉽다. 긴 분량만큼이나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는데. 한국인과 다름없는 현각스님께 감사하고 싶다. 현각스님께서 불교를 알고 마음속의 부족함을 채웠던 것처럼, 나 또한 그분의 책을 접하면서 마음에 있던 의문들을 풀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처음에 책표지에 나온 현각 스님이 눈을 감는 얼굴을 보고 조금 우습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성스럽게까지 보인다. 신기한 일이다. 불교에도 관심이 생겼다. 오랜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한 불교를 우상이라는 이유로 기독교인들이 무시한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의 그런 자세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감히 나 같은 사람은 따라갈 수 없는 삶이긴 하지만, 그분의 자세를 본받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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