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와 맥도날드화를 읽고나서 독후감

처음 이 책을 접한 것은 군대에 있을 때이다. 제목이 주는 편안함이랄까? 많이 들어본 이름에서 오는 반가움이랄까... 많은 호기심으로 처음 책을 펼쳤을 땐 사회화를 다룬 도서라서 어렵지 않을까 두려움부터 들었다. 책을 조금씩 읽을수록 우리가 주변에서 너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행동하고 있는 합리화와 효율성에 관한 색다른 시각을 제시한 내용이라서 새로운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요즘 흔히 우리사회를 비판하는 말들 중의 대부분이.... 합리성만 추구하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며, 스피드를 우선시 하는 데서 오는 비인간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대의 과학이 발달됨에 따라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간편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시간을 단축 시켜서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을 지를 궁리하고 찾아가고 있다. 이런 행동이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인간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하고 현대사회를 이토록 급성장하게 발전시…(생략)

모든 것이 광고를 공부하는 나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광고를 공부한지는 그렇게 오래 되지 못했지만 98년도부터 지금까지 내가 본 수많은 광고들 중에서 가장 최고로 뽑는 광고도 그네를 탄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 맥도날드 광고이다. 항상 나에게 성공한 회사의 표본으로만 비춰졌던 맥도날드를 다른 눈으로 바라본 것도 이 책을 읽고 나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책을 읽고 나서 맥도날드를 현대 사회의 비인간화를 만들어낸 창조물로 생각하거나, 막연하게 안 좋은 이미지로 바라보게 된건 아니다. 다만 맥도날드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라든가, 맥도날드화가 과연 우리 사회에 얼마나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맥도날드를 바라볼 때 마케팅에 성공한 거대한 미국의 회사라는 생각과 더불어서 비인간화가 가져다주는 폐혜도 뒤이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 나의 변화인 것 같다. 과연 저자는 맥도날드화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결과를 걱정하고 있었는지 알아보자.
이 책의 처음은 맥도날드화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부분부터 도입된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렴풋이 맥도날드화를 들어보긴 했지만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맥도날드화란,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미국 사회와 그밖의 세계의 더욱더 많은 부문들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이다. 맥도날드화는 패스트푸드 업뿐만 아니라 교육, 노동, 의료, 여행, 다이어트, 정치, 가정, 그리고 사실상 사회의 거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맥도날드화는 도저히 침투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제도와 세계의 여러 부분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P22) 이 책을 보면 대부분의 사회분야에서 비춰지는 맥도날드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사회의 발전의 과정중 하나가 맥도날드화라는 생각과는 반대로 맥도날드화가 사회의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만 너무 강조했다. 책의 첨부터 끝까지 다른 조건들은 너무 작게 중점을 두고 맥도날드화만 크게 확대시켜서 비난을 한 것은 책을 읽으면서 조금의 역효과를 조장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저자와 생각을 같이 하는 것은 맥도날드화를 통해서 우리사회의 비인간화를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저 기업중 괄목한 만한 성장을 거두었다. 미국의 상징으로 치부되는 맥도날드는 미국내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서 해외지사를 설립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기업이 아닌 미국이라는 거대 경제 부흥국가를 대표하는 다분히 미국적인 회사이다. 많은 국가들은 이런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이점과 막대한 수익률 때문에 맥도날드의 국내 지사를 두고 홍보와 광고에 관대 하게 되었다. 값비싼 로얄티를 주면서도 이런 점포들이 늘고 있는 이유 중의 한가지도 맥도날드의 경제적인 이득이 주는 이점 때문일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맥도날드 점포는 아시아,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미국과는 이념을 달리 했었던 러시아의 모스크바에도 점포가 개설 되었다. 이런 성공은 사실상 모든 미국인들과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맥도날드의 황금아치를 부지런히 들락거린 덕분에 이루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맥도날드 회사측에서도 기업이념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미국 사회 안팎으로 확장하느라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이는 맥도날드 회장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잘 나타난다. ‘우리의 목표는 전세계적으로 즉석 서비스 음식점 산업을 완전히 지배하는 것이다’ (P30). 기업의 회장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수많은 맥도날드의 회사원들이 이를 신념화하여 획일적으로 일을 처리한 결과 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경제적 부흥을 누린 원인이 자유주의인 미국의 회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사회주의 적인 면도 많은 공헌을 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맥도날드 안에서는 0.1그램도 틀리지 않은 재료의 양과 항상 반복된 작업만을 하는 직원들, 그리고 똑같은 가격과 능력위주가 아닌 회칙에 근거한 임금 지불등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국가적인 차원을 넘어서 맥도날드는 한 나라의 거의 모든 곳에서 만날 수 있다. 길거리나 시가지는 물론이고 대도시의 작은 가게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주유소, 심지어는 학교와 같이 전통적으로 맥도날드가 들어서지 않던 곳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요즘 들어서 놀람을 금치 못하는 것들 중 하나가 국내에 기반을 두고 있는 비슷한 체인점과는 다르게 맥도날드는 외국회사의 점포 안에서부터 국내회사의 점포 안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전에 월마트라는 대형 쇼핑몰을 방문했을 때도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먹을 수 있었고, 시내의 대구 백화점에서도 맥도날드의 황금아치를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시장 확장능력은 상상을 초월했으며, 너무나 막강한 힘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맥도날드의 확장을 걱정하는 눈으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나도 포함되지만. 이런 효과를 거두기까지 맥도날드의 노력 또한 이 책의 관점과는 다르지만 주목할 만하다. 이제까지-즉 맥도날드가 생기기 전까지 행하지 않았던 무수한 노력들, 예를 들어서 자동차를 타고 햄버거를 주문하는 방식등 그들 나름대로 맥도날드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노력한 점은 우리 나라의 많은 기업들도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본받아 볼만한 것 같다. 맥도날드는 상당히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동일한 일을 하는 숙련된 점원에서부터 제한된 메뉴에서는 똑같은 맛을 지닌 햄버거가 아주 빠른 시간에 언제나 만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메뉴를 고르게 하고, 직접 주문을 해서 음식을 받아오고 먹고 나서는 버리는 일까지 시키는 일은 회사 입장에서는 임금과 시간을 절약하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고객들도 이런 일련의 과정을 하면서도 불만을 가지지는 않는다. 운전을 하다가 주차를 하고 주문을 하고는 다시 햄버거를 들고 와서 먹어야 하는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일을 하지 않고, 차를 운전하다가 주문을 하고 차에 탄 상태에서 주문한 제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시간적인 면에서도 효율적이고 육체적으로도 덜 피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도 회사측에서는 운전한 사람이 매장에 들어오지 않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을 반대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내막에 깔려 있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고객과 종업원, 지배인 모두에게 이러한 효율성을 강조해 온 까닭에 오늘과 같은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즉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화하게 하는데 최적의 방법만을 항상 제공해 왔다. 이러한 효율성을 연구한 학자중 합리화 이론을 내세운 베버가 있다. 베버는 합리적 체계가 비인간적이며, 인간성을 박탈한다고 보았다. 그는 사회의 점점 더 많은 부분들이 합리화될 가능성,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사회가 합리적 제도들로 이루어진 빈틈없는 그물망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베버의 이런 우려는 현대사회에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효율적으로 행동하고 인지하는 것들이 그물망 속에서 일어나는 일인 것을 잘 모르고 살아간다. 편한 것이 좋은 것인 줄로만 행동하다가 어느새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인간적인 면이 예전보다 훨씬 줄어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베버의 이런 합리화를 우려했던 생각을 바탕으로 저자는 맥도날드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베버의 이론을 바탕으로 패스트푸드점의 성장에 관한 관심을 베버의 합리화와 연결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그즈음 맥도날드는 이전보다 더 곳곳으로 퍼져 나갔으며 패스트푸드 사업과 그밖의 여러 사회분야에서 맥도날드의 복사판들이 생겨났다. 저자가 연구를 맥도날드와 합리화에 초점을 맞춘 순간 저자의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맥도날드화가 다른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이런 글을 쓴 이래로 패스트푸드점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널리 확산되었다. 다른 많은 사업들도 맥도날드 사에서 개발된 지침에 따라 조직되었다. 거의 모든 사회제도들에 패스트푸드 사업방식이 묘하게 접목되었다. 이 책은 본질적으로 전체적인 목소리가 맥도날드화를 우려하고 걱정하는 목소리 들이다. 왜 저자는 맥도날드를 우려하였을까? 하지만 맥도날드와 그런 제도를 받아들인 많은 기업들은 괄목한 성장을 거두었고 국가경제... 나아가 세계경제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이런 다국적 기업들은 자신들의 장점을 선전할 기회가 많으며, 또 거기에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다. 이 책은 맥도날드화가 야기하는 문제점과 위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막연하게 맥도날드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다시한 번 심도있게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제기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에서는 맥도날드화라는 주제하에 광범위한 사회현상을 연관지은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 어떤 사회현상은 저자의 논리처럼 패스트푸드점의 원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반면, 다른 경우에는 좀더 간접적이다. 또 어떤 현상은 맥도날드화의 기본특성들을 모두 갖고 있기도 하다. 내가 보기에 어느 경우든 모두 베버가 합리화 과정이라고 부른 것의 한 예이며, 베버를 현대화한 것, 즉 맥도날드화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주장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단지 한국 내에서의 반미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쓸데 없는데 억지로 이론을 끼워 맞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책을 읽고 조금은 그런 생각을 가졌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저자가 맥도날드만을 비판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맥도날드화라는 단어는 롯데리아화, 또는 KFC화로도 불릴 수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부르기 좋은 호칭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저자가 비판을 할려고 하는 것이 맥도날드가 아닌 맥도날드화라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이런 의견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간에 이책을 읽음으로써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키우며 일상생활의 이런 중요한 측면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면 책을 읽는 사람은 목표를 이룬 것이 된다. 그렇다면 미국의 회사인 맥도날드를 우리 사회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할 수 있으며, 현재 일어나는 이런 일들을 맥도날드화와 연관지어서 바라볼 수 있을까? 그동안 숨돌릴 새 없이 앞만 보고 질주해온 우리로서는 우리 자신이 서있는 지점이나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관해 잠시나마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도 이런 것들을 돌이켜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놓여 있고 또 가고 있는 곳에 대해 비판적으로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 이 책은 합리화와 그것이 가져오는 불합리성에 대한 베버의 이론을 적용하여 미국사회의 여러 측면들을 분석하고 있다. 물론 저자가 주로 분석하고 있는 사회는 한국이 아닌 미국이다. 그가 들고 있는 많은 예들도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현상이 우리에게 결코 낯설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저자가 이름 붙은 맥도날드화가 벌써 우리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이미 일어났고, 또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은 미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미국의 사례에 대해 언급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와 별반 큰 차이가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효율성과 합리성이라는 명분하에 합리화가 많이 이루어 지고 있다. 또 앞으로도 이런 전망은 가속화 될 것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서 예전의 전통적인 움직임 보다는 보다 새롭고 빠른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살된 아이를 영어학원에 데려다 주는 어머니들.... 고등학생 아이를 둔 부모들은 대부분이 짜 맞추어진 시간표대로 아이들을 학원의 그물안에 가두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 아이들은 그런 그물 속 생활에 익숙해 져서 비인간적인 성인으로 성장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의 차원에서 합리화, 즉 맥도날드화를 다루는 것에 멈추지 않고,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직업세계 내에서 이런 맥도날드화에 불쾌감이나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 밖의 여러 방법으로 맥도날드화에 도전할 수 있다. 합리화를 고무감옥 쇠감옥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맥도날드화의 위험에 그대로 빠지지 않고 맥도날드화된 세계에서 최선의 방법을 이용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맥도날드화된 체계를 일상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인 습성으로 몸에 익히지 말아야 한다. 심하게 말하면 조금은 덜 합리적인 방법도 택할때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성장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오랜시간동안 맥도날드화에 익숙해 졌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도시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은 포장된 채소와 과일들을 먹어왔으며, 다 만들어진 음식들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어왔다. 요즘은 자연의 섭리를 거르는 것처럼 제철 과일이란 말도 없어진지 오래이다. 언제든지 편의점에 가면 여름에는 겨울과일이 또 겨울에는 바나나와 같은 여름 과일을 볼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과일과 채소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도날드화는 편의점에서의 변화뿐만 아니라 더 많고 다양한 장소에서의 변화가 있어야 제압될 수 있다. 책의 내용과는 벗어난 예이지만 예전에 우리나라에는 과거시험을 볼 때 획일적이지도 틀에 박혀있지도 않은 주관적이고 자유로운 답을 요구하는 시험을 치렀다. 학생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우리의 교육에서도 주관식 시험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많은 선생님들은 한 개 한 개 읽어야 하는 주관식 보다도 컴퓨터에 넣고 채점을 하는 객관식을 선호하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도 컴퓨터용 수성 싸인펜을 들고 시험을 치렀다. 물론 그렇게 해서 지금의 대학에 오기는 했지만, 수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주관식으로만 시험을 볼 수 있냐는 물음이 나올 수 있지만, 너무 많은 시험이 객관식으로 치뤄지는 것은 비인간화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요즘 들어 우리 대학에는 강의지원이 있다. 예전의 리포터를 쳐서 종이에 써내는 대신 이제는 아에 웹상으로 과제를 제출한다. 종이도 아끼고 이 얼마나 효율적인가. 언젠가는 교수의 얼굴을 한번도 보지 않고도 A+를 받을 수 있는 극도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학기가 오지 않을까.... 1명의 교수와 100명의 학생들을 한 교실에 넣어놓고는 똑같은 목소리로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대학 내에서의 맥도날드화도 많은 관심을 쏟고 걱정해야 할 것이다. 그것 뿐만아니라 현재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맥도날드화의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번거로운 전화를 받는 일을 예방하는 발신자 서비스 표시 또한 얼마나 효율적인가 예전에는 전화를 받은 다음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해야만 했다. 그러나, 현재는 자신이 일이 바쁘거나 받기 싫은 전화가 걸려오면 전화번호를 보고는 모른체 하면 되는 것이다. 쇼핑 또한 보다 효율적으로 되어왔다. 백화점은 시내나 교외 각지에 널리 퍼져 있는 상점들보다 훨씬 효율적인 쇼핑 장소이다. 1층에서 영화를 보고, 2층에서 쇼핑을 하고, 3층에서 음식을 먹고는 4층에 올라 가서 운동을 할 수 있는 건물들도 이런 효율성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요즘은 아예 길에 나가서 점원과 옷색깔이나 패션에 관한 물음을 불편하게 할 필요가 없다. 집에서 카탈로그를 보고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전화를 걸면 되는 것이다. 전화기에서 나오는 목소리도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반복녹음된 목소리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맥도날드화의 최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편해질수록 사람들과의 관계는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다. 맥도날드화는 이런 비인간화 뿐만 아니라 물질 만능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맥도날드 음식이 사실 비싼편은 아니다. 다른 음식들보다는 싼 편이다. 일반 음식점에서 한끼를 해결 할려면 5000원이 들지만 맥도날드에서는 2000원에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가격이 싸다보니 회사측에서는 많은 이윤을 남길려면 일반 음식점보다 많은 양을 팔아야 한다. 맥도날드는 실제로 질보다는 양을 강조한다. 음식을 잘 만드는 요리사는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필요가 없다. 손동작이 빠르고 얼마나 빨리 감자튀김을 구워내느냐가 중요할 따름이다. 맥도날드는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오랫동안 가게에서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빨리와서 빨리먹고 나가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명의 손님에게 만원어치를 파는 것보다 10명의 손님에게 1100원어치를 파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질보다는 양을 강조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많은 양의 제품을 저렴한 값으로 살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손님들은 콜라, 감자튀김, 햄버거의 각각의 가격을 합한 값보다 저렴한 세트메뉴를 항상 주문한다. 그것이 손님들 입장에서는 이득인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세트 메뉴들은 개수가 많아지면 회사측에서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기는 제품으로 받아들여진다. 한번에 세가지 제품을 팔 수 있는 것은 회사측에서는 한 개 보다도 더 많은 세 개 의 제품을 팔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맥도날드화의 또 다른 특성인 계산가능성에는 수량화에 대한 강조가 따른다. 사실상 맥도날드화된 사회에서는 질보다 양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강조는 다양한 방식들로 나타난다. 특히 제품의 질보다 양을 더 강조하는 것, 양에 대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다양한 시도, 그리고 생산과 서비스 과정을 수량화하는 경향 등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예들을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곳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병원에 가면 의사들은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게 된다. 이 때 의사들은 한명의 환자를 정성들여서 오랫동안 치료하는 것보다 여러명의 환자를 빠른 시간에 치료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야지만 조금이라도 치료비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를 받을 때에도 돈이 안 드는 환자보다는 돈이 많이 드는 수술환자를 선호하고 있다. 병원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학교에서 학교를 졸업했을때는 졸업생 개인을 보는 것 보다는 성적표에 나와있는 학점을 본다. 학생들은 일련의 정해진 학점을 이수 해야만 졸업을 할 수가 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수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수업을 들음으로서 정해진 학점을 채워야만 한다. 그 외에 대학을 졸업했을때에는 보다 많은 수식어를 얻고자 노력을 한다. 한 사람이 소지하고 있는 자격증의 수는 취업 이외의 다른 상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주기 위해 이름 뒤에 여러 가지 약자들을 길게 늘어놓는다. `학사(BA), 경영학석사(MBA) 박사(PhD)와 같은 약자들이 그 예다`.(P129) 약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들의 고객에게 자신이 더 노력한 사람으로 여겨질 거라고 생각을 한다. 대학 교수들도 많은 양의 저서를 내는 것을 자신의 능력이 위대한 것으로 판단되리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저서와 논문을 소개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나의 이력보다는 수많은 잡다한 이력이라도 한 줄 한 줄 늘이는 것을 좋아한다. 솔직히 나는 대학에 와서 교수님들의 이력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모두들 저마다 획일적이고 동일한 방법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고 많은 위치에서 일을 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한 달에 한번에 불과한 경우도 많이 봤다. 뿐만 아니라, 대학교에서 유명한 교수는 그 교수 자체의 강의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느냐로 평가를 받기도 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지만 내가 수강한 이번 학기의 한 수업은 학생수가 200명이나 된다. 그러나, 학생이 많이 수강한다고 해서 유능한 교수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 역시 맥도날드화된 학생들이다. 다시 말해서, 다분히 계산적인 학생들인 것이다. 그들은 그 교수의 강의 뿐만 아니라, 그 교수가 주는 학점이 좋아서 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질보다는 양을 강조하는 맥도날드화가 드디어 대학 문단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반면에 내가 아는 교수는 맥도날드화를 비판하는 행동을 직접 행동하는 교수도 있다. 어떤 교수는 학생들의 수를 대폭 줄일 것을 총장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는 좀 더 인간적인 교육을 원한다고 하였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TV에서도 질보다는 양을 강조하고 있다. 항상 좋은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높아야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다큐멘터리는 늦은 저녘이나 교육방송에 자주 나오는 반면, 오락성 프로 그램은 황금 시간대에 나온다. 또 고액의 개런티를 받은 연예인을 집중복도하고 광고를 찍은 모델도 돈을 많이 받으면 자신이 성공하였다고 스스럼 없이 예기를 한다. 이와 같은 계산 가능성은 질보다는 양을 강조하는 맥도날드화와 일맥상통한다. 비인간화가 주는 페혜에서 황금만능주의를 낳게 된 것이다. 이 글에서 마지막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은 맥도날드의 예측가능성이다.
앞에서 살펴본 맥도날드화의 2가지 특성-효율성,계산가능성 에 이어 예측가능성도 우리 주변에서 많은 잘못을 나타내고 있다. 맥도날드에서는 항상 똑같은 간판에 똑같은 색깔의 옷을 입은 종업원들이 똑같이 생긴 건물안에서 일을 하고 있다. 손님들은 언제나 그곳에서는 같은 양의 같은 맛을 한 햄버거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변화하는 것보다는 예측가능한 것을 선호 한다. 항상 예측을 할 수 있음으로 해서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그들은 항상 똑같은 말씨를 쓰는 종업원들에게 불편을 하지 않는다. 그들이 감사하다는 말은 언제하고 맛있게 드십시오 라는 말은 언제 할지 알 수가 있다. 목소리만 다를 뿐이지 우리 집 앞에서도 그렇게 얘기하고, 시가지를 나가도 똑같은 레퍼토리다. 맥도날드에서는 오늘 날씨가 어때요? 라는 인간적인 질문을 듣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다.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예들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학교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항상 똑같은 교재로 공부를 한다. 심지어 다음 학기에 배울 과목의 전공서적을 미리 구해 놓는 경우도 있으니깐 말이다. 언제나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좋은 것 같이 여겨진다. 학생에게나 교수에게나... 그러나, 이런 예측가능성은 맥도날드의 종업원들과는 조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교재가 같을지라도 배우는 학생들이 다른 이상 가르치는 교수들의 강의 내용도 조금씩 틀려질 것이다. 교재들은 여러 면에서 맥도날드화의 예측가능성과 유사한 점을 보여준다. 교재는 항상 같은 판형, 비슷한 두께의 형태로 되어 있으며, 용어정리, 참고 문헌, 색인등을 항시 수록하고 있다. 독후감을 쓰는 방식도 모두 똑같다. 어떻게 각주를 달아야 하는지 글자 크기는 어떻게 해야하고 글씨체는 어떻게 하는지 모두가 예측가능하다. 이런 점들일 교수가 글을 읽기에는 다분히 편리함을 요구 하겠지만 말이다. 자칫 오해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게 잘 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볼 때 다분히 예측가능성 적인 맥도날드화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라는 것이다. 예측가능성은 맥도날드화의 세 번째 특성이다. 거기에는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모든 것을 동일하게 하기 위한 훈련, 체계와 같은 것들이 강조된다. 예측가능성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현실화되는데, 복사판 시설, 종업원의 말들을 통제하는 각본등이 이에 속한다. 항상 예측을 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인간적인 면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불편함을 조금씩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상대를 예측할 수 있는데 굳이 조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맥도날드에서는 내가 어떻게 주문을 하건, 어떤 얼굴 표정으로 다가가더라도 항상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점의 또다른 비인간적 측면은 사람들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점의 속성은 종업원과 고객의 관계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만든다. 보통의 종업원은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고, 그것도 몇 달밖에 일하지 않기 때문에 단골 고객조차 종업원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수 없다. 종업원에게 계획되고 각본에 따른 제한된 방식으로 고객과 상호작용 하도록 교육시킴으로써 이렇게 비개인적이며 익명적인 관계는 더욱 강화된다. 마치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고객들과의 관계도 매우 제한된다. 예전에는 음식점에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종업원과도 편하게 얘기를 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맥도날드에서는 의자가 불편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자리를 빨리 뜰 수밖에 없다. 또한 운전자용 창구는 손님들끼리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란 아예 없애버린 셈이다. 맥도날드화는 세계를 하나로 동질화 시킴으로서 한국적인 맛을 조금씩 잃게 만드는데 한 획을 그었다. 중국에서도 미국적인 맥도날드의 황금아치를 볼 수 있고, 이태리에서도 그들의 전통 피자 대신에 다분히 미국적인 햄버거를 많이 볼 수 있다. 맥도날드는 세계를 동질화 시킴으로서 한 국가의 전통성을 조금씩 해치고 있다. 이 외예도 맥도날드화로 인한 피해는 지금 우리 주변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것이 맥도날드가 직접 한 잘못이 아니라 할지라도 맥도날드화와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이 책의 저자는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의 차원에서 합리화, 즉 맥도날드화를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항들은 행하기 어려운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대부분 우리의 사소한 일상생활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 제안들은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쉽게 와 닿는다. 어떻게 보면 시대를 거스르는 어리숙한 행위로 여겨 질 수도 있지만 분명 우리 사회는 너무나 비인간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실 우리 사회가 전부 맥도날드화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조금씩 맥도날드화에 저항하고, 그 대신 보다 이성적이고 인간적인 세계를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무리 강력히 반대한다고 해도 앞으로도 맥도날드화는 약화되기 보다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설사 이것이 사실로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맥도날드화의 악영향들에 저항하고 그것을 완벽화시키기 위해 조금씩 우리 스스로 마음을 열고 인간적으로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게 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그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빛의 소멸에 분노, 또 분노하라’ (딜런 토마스, 1952. P128, 딜런토마스 시 모음집, 뉴욕디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