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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를 읽고
이 책을 처음 본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쯤 인 것 같다. 그 당시에 이 책은 우리반 학급문고로 있던 책이였다. 나는 큰 맘 먹고 책을 읽었지만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포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왜 이렇게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지나칠 줄만 알았던 이 책이 나의 중1 여름방학 숙제인 것을 알고 다시 책을 찾았다. 힘들게 찾은 책인 만큼 책의 내용을 깊이 새기며 책을 읽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극장이 였던 옛날의 원형극장 터가 남아 있는 그런 도시에서 모모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의 주인공은 책의 이름과 똑같이 ‘모모’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소녀다. 모모는 원형극장에서 태어난 어리 고아였다. 그런 모모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진정으로 귀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줄 줄 아는 그런 재주였다. 모모는 아이들에게까지도 좋은 친구였다. 아이들은 원형극장으로 찾아와 모모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놀이를 만들어 놀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모가 사는 마을 주변에 시간을 훔치는 회색신사가 나타났다. 회색신사는 사람들에게 눈치채지 못하게 다가가 시간을 훔치는 비밀단체로써 이미 죽은 몸이지만 사람들을 좋은 말로 유혹하여 그 사람의 시간을 빼내 그 시간으로 생명을 이어나갔다. 회색 신사들에게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점점 빈곤해지고, 확일화되고, 차가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되었다.l 그러나 모모와 아이들로 인해 사람들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 다시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이 책에 나온 글 중에 인상깊은 글이 있었다. ‘세상에는 아주 중요하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비밀이 있다. 모든사람이 이 비밀에 관여하고, 모든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대게 이 비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비밀은 바로 시간이다.’ 여기서 나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생략)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것 같다. 도시에서 살다보면 시골의 정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각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늘 시간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짜증만 내고 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늘 시간에 쫓기다 보면 잘 할 수 있는 일도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법이다. 마음이 여유로우면 그 만큼 시간도 여유롭게 된다고 생각한다. 회색신사들이 빼앗아 간 것은 단순히 시간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이 진짜 살아가는 이유, 주변을 둘러 볼 수 있는 여유로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을 진정으로 훔치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니였을까? 모모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된다. 늘 바쁘게, 시간에 쫓기며 살다보니 진정 가까운 곳에 있었던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언젠가부터 삶의 여유로움을 잃고 살아 온 것 같다.l 그래서 내일부터라도 주변에서 들리는 매미소리도 눈을 감고 천천히 감상하며 평온함을 느껴야 될 것 같다. 지금은 시끄러운 매미소리도 언젠가는 평화롭고, 친숙하게 들리게 되는 그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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