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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을 읽고나서..
매일매일. 하루하루가 나에게 있어 얼마나 큰 고통과 시련을 주는 것인지 헤아려본 적은 없다.
다만 인생에 있어 스스로를 타협의 길로 인도할 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개개인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은 어떤 작은 영향력의 행사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모순`
타인과의 삶에서의 미묘한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나는 모든 것을 부정해버렸다.
그것은 혹 `나`라는 인간이거니와, 내가 부정하는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지 중요한 것은 모순속에도 필히 존재하고 있는 진실의 규명.
이것이 개개인의 판단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진실의 가치에서 멀어지고 만다. 확실한 것은 처음부터 모든 것이 `모순` 이였다는 진실... .
양귀자의 소설 `모순`은 나의 무료한 일상에 다가와 때때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스스로 고달픈 인생의 주인공임을 인정하면서, 어느날 그여자는 무료하기만한 일상의 확고한 변화를 외쳐댄다
이름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그여자, 안진진.
술만 먹으면 알 수 없는 괴로움에 폭력을 행사하고 집을 나간지 몇 년째 소식이 없는 아버지와 쌍둥이인 어머니, 자칭 조폭인 남동생 그리고 두남자와 쌍둥이이모...
이 아이러니한 인물관계속에서 그여자는 시종일관 외쳐댄다. 그때마다 새로운 무언가에 고민하면서...
그리고 세대를 거듭해온 모순속에서, 그녀는 조금씩 모순 뒤켠에 자리잡은 진실에 가까워진다. 스스로를 위한 성찰... .
난 개인적으로 그녀의 아버지. `해질녘 하늘저켠에서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팠다`던 그여자의 아버지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삶자체가 모순이였으며, 이 모든 모순들의 근원지였고, 그것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던 그. 이면적인 그의 행동들 속에서 슬픔에 휩쌓인 `나`를 보았다.
그녀이모의 자살도 이 소설의 많은 모순들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을 가졌지만 마음…(생략)
으로부터 결코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을 느꼈던 그녀의 이모. 이 소설에서 가장 이상적인 인물임을 부각시키고 있었던 그녀의 이모. 하지만 그녀 역시 그녀의 삶에서 괴로워했고, 그리고 나약한 그녀는 자신의 삶속에서의 해답을 발견하지 못한다.
결국 이 소설 속 모든 인물들은 저마다의 모순속에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은 저마다의 감정이나 행동에 의해 우리에게 보여지고 있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모순일 것이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끝으로 안진진은 말한다.
나의 가슴에 각인 되어버린 이 말은, 안진진이 마지막에 사랑하는 김장우가 아닌 무미건조한 나영규를 택한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같다. 평생 안락한 가정을 꿈꿔왔지만 현실에선 끊임없이 상처받아야 했던 자신에 대한 정당성... .
나는 양귀자의 글을 사랑한다.
매번 그녀의 거침없는 텍스트의 나열을 읽고 있노라면, 나의 근원인 어느곳을 침범 당하는 기분이 든다. 한순간의 쾌락과도 같은 그것은 나의 제한된 삶의 영역을 벗어나게 하는 매체가 되고, 나를 성장시키는 작은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세상은 끝없는 모순에 속해있다. 나는 살아가는데 있어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할 때 어떠한 모순과도 결여되지 않길 바란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모순들에 얽혀 실수를 되풀이 해왔으며, 그런 이유로 그것을 정당화 시켜왔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나약하기 때문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나는 굴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나라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모순을 알아내가겠다.
진실을 알기 때문에 슬픈 것이 인간이라면, 끝없는 모순들 속에서 갈등 하는 것은 인간의 유희일까?...
삶이란 정말 진실을 향한 모순의 되풀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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