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를 읽고 나서 목걸이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황금만능주의’라는 사상에 젖어 ‘돈’이라는 물질적인 것을 위해 우정, 사랑, 가족까지 버리고 있다. 산업의 발달과 함께 우리 생활은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정 많고 남과 나누기 좋아했던 옛 조상들, 냇가와 산을 벗삼아 뛰놀던 우리 부모님들 시대와는 달리 이제는 학생들마저도 ‘돈’이라는 것에 치중하게 된 것이다.
학생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돈’이라고 서슴지 않고 답하는 학생이 한 반에 네, 댓명은 된다. 또, 장래희망이 ‘무조건 돈 많이 버는 직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대답이 나오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누구 한 사람의 탓이라고 할 수 없다. 보고 배울 수밖에 없는 어른들의 행동, 돈이 없으면 마음껏 놀지 못하는 사회적인 환경, 어릴 때 이루어 져야 했던 올바른 소비 방법이 모두 부족하여 나타난 현실이기 때문이다.
돈…(생략)

을 정도로 값진 것이라도 해도 한 사람의 삶보다는 중요하지 못한 것이다.(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3만 6000프랑으로 알았던 목걸이가 500프랑인 모조품으로 밝혀졌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후였다.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물질적인 것만으로 충족시키려 했기에 나중엔 후회를 하게 된 것이지도 모른다. 자기의 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뜻 있는 일을 하면서 그 생활에서 만족을 느낄 때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했다. 이제 그녀에게는 지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얼굴과 후회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녀가 목걸이를 친구인 쟌느의 집에서 발견하게 된 그 순간부터 그녀의 인생은 목걸이에 매여 버린 것이다. 목걸이가 아니다. 목에 얽힌 굴레이다. 서서히 우리의 마음을 조여오는......
외관상으로는 아니지만 마틸드의 모습은 우리 내면 속에 숨겨진 그것일지도 모른다. 일상생활에 찌들려 작은 삶의 행복은 그냥 지나쳐 버리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부(富)를 원하는 이유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만족은 하지 못하고 더 좋고 큰 것만을 찾아간다. 하지만 작은 행복을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돈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찾는 행복은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가진 것 마저 잃게 될 뿐이다.
불안해 진다. 나의 내면에도 작은 굴레가 씌워진 것은 아닌지... 이미 굴레 속에 갇혀버린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밀려온다. 오늘따라 거울 속의 내 내면의 모습까지 비춰질까 조심스레 들여다보았다. 여는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어있는 느낌이다. 정신없이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지금 내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이 갖추어진 방에서 나를 사랑해 주는 가족들이 있지만 그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서 마틸드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왜일까?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를 신중히 생각해 본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내 생애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이미 돈이라는 튼튼한 굴레 속에서 계속 그것을 쫓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나도 굴레 속에서 금전을 쫓아가고 있는 것을 가끔 느낀다. 가지고 있을수록 더 가지고 싶은 소유욕과 그 것을 쓰고 나서의 두려움이 겹쳐져 마음을 억누른다. 마음껏 쓰고 싶고 써도 써도 줄지 않게 하고 싶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이런 내 마음을 비난하는 소리가 울리고 있다. 세상에는 돈으로는 도저히 따지지 못할 더 훌륭한 것들이 수도 없다고, 그것을 가진 자가 진정한 부자라고 외치는 소리가 곳곳에 울리고 있다.
법정스님이 지으신 ‘무소유’에서는 진정한 소유의 의미를 알 수 있게 한다.
무작정 남들보다 더 나은 생활을 위해서라는 목적 아래 삶의 모든 것을 금전으로 환산하려 하고 있는 어리석은 이들에게 정신을 정화시키는 글이다. 내가 가진 것을 포기하면서 마음속의 사랑을 소유하고 ‘돈의 굴레’ 대산 ‘사랑의 굴레’를 찾는 것이 참으로 내 자신을 찾는 일이다. 돈이라는 것은 검은 것을 희게 만들 수 있고 못생긴 것을 아름답게 만들 수도 있다. 나쁜 것을 좋게, 낡은 것을 새롭게, 비천한 것을 고귀하게,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 유혹 속에는 편안함이 있다. 그러나 그 편안함은 신기루처럼 금새 생겼다가 사라졌다 하며 정신력마저 흐리게 한다.
갖고 싶은 모든 것을 가져서는 안 된다. 가진 것 속에서 있는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것이 삶이고, 그 부족함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나 그 부족함을 돈으로 채우려 한다면 부족함을 채우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많아지게 한다. ‘목걸이’는 이 사실을 나에게 간접경험으로 전해주었다. 나는 목의 굴레를 던져 버릴 것이다. 던져버릴 수 없다면 조개가 돌멩이를 진주로 만들어 내듯 나도 그 것을 감싸 안아 사랑의 굴레로 승화시킬 것이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 오히려 그 돈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굴레 속에서 갇혀 자신이 말하고 싶다. 굴레 속에서 갇혀 자신이 찾는 행복과는 점차 다른 곳으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그 굴레를 굴려서 바라는 행복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굴레를 끝내 벗어 던지지 못할 지라도 벗기 위해 노력하는 그 모습이야말로 목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값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목의 굴레가 벗어지기를 바라는 내 마음속의 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