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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기독교’를 읽고
이 책의 저자는 <나니아 연대기>라는 책을 지은 작가이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나니아 연대기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나는 이 책도 기대하면서 첫 장을 펼쳐보게 되었다. 내가 현재 종교를 가지지 않았고 관심 있어 하는 분야도 아니기 때문인지 이 책은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이해하며 읽어 가는 데에 꼬박 몇 일이 걸렸다. 먼저 그동안 기독교에 대한 나의 인식에 대해 언급해보면 가장 먼저 천국이란 말을 들먹이며 길거리에서 전도 하는 교인들의 모습, 또는 전도하기 위해 매일같이 집으로 찾아와서 귀찮게 하는 교인들 등의 이미지였다. 그리고 모든 종교가 그러하듯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섬긴다는 것이 거짓말 같다라는 느낌과 얼마 전 일어났던 아프카니스탄에서 피랍되었었던 샘물교회 교인들의 시끌벅적했던 일까지 통틀어 나는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됨으로써 학문적인 관점에서의 기독교가 지닌 내용에 대해 뭔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더불어 기독교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먼저 이 책에는 4개의 큰 틀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 내용을 잠깐 요약해 보겠다.
< PartⅠ> 옳고 그름, 우주의 의미를 푸는 실마리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상대방도 알고 있으리라고 기대되는 행동 기준이 있다. 이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나 법칙을 자연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일정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을 실제로 완전하게 따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도덕률은 본능이 아니다. 본능은 그 자체로 명령을 내리지 못한다. 도덕률은 서로 다른 본능이 충돌할 때 어느 하나를 따르게 하는 제3의 존재다. 도덕은 진리이다. 그리고 도덕적인 원칙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도덕률은 실존하는 것이지만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이것이 항상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생략)
은 아니다. 하지만 잘 지켜진다면 인류전체로서는 이익이 된다.
우리는 도덕률을 통해 하나님에 대해 알 수 있지만, 하나님은 절대 선이나 절대 용서의 존재는 아니다. 기독교는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며 용서를 약속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 Part Ⅱ>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믿는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두 가지의 관점이 있다. 먼저 하나님을 선악의 구분 너머로 보는 범신론적 관점이 있다. 이 관점은 하나님과 우주를 동일시한다. 반면 하나님을 선하고 의로운 존재로 여기는 그리스도인들의 관점이 있다. 그들은 하나님을 우주를 창조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신론과 “하늘에 선한 하나님이 계시니 만사형통” 이라는 관점은 미숙한 철학이다. 실재하는 것은 복잡하고 기이하며 짐작할 수 없으며 기독교 또한 그러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의 관점이 있다. 하나는 기독교적인 관점으로서 세상은 원래 좋았는데 나빠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야 할 원래의 모습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본다. 반면 모든 것의 배후에는 선과 악이라는 동등하고 독립적인 힘이 있으며 우주는 그 두 힘이 끝없이 싸우는 전쟁터라고 보는 이원론이 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인간스스로 하나님, 이웃과 연합해 행복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하나님과 같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현재의 부정의를 만들어냈다. 피조물인 인간은 창조자인 하나님이 될 수 없다.
예수는 우리를 가르치기 위해 세상에 왔다. 그의 죽음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해주며 새롭게 출발하게 해주었고, 그것은 회개와 관련 있다.
< Part Ⅲ> 그리스도인의 행동
도덕은 각 개인이 서로 공평하게 처신하며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 각 개인의 내면에 있는 것을 조화시키는 것과 관련 있다. 또 인류의 삶 전체가 지향하는 목적 즉, 인간은 무엇을 위해 창조되었는지, 선단이 가야할 경로는 무엇인지, 지휘자가 연주 하려는 곡이 무엇인지와 관련 있다. 도덕에는 분별력(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결과를 끼칠 지에 대해 심사숙고 하는 것), 절제(적절한 정도까지만 하고 그이상은 하지 않음), 정의(공정함), 꿋꿋함(고통 속에서 버티는 용기와 위험 속에서 맞서는 용기)네 가지의 기본덕목이 있다.
기독교에서는 순결을 강조하지만, 순결하지 않은 것을 최고의 악으로 치지 않는다. 다만 영적인 쾌락(험담을 즐기는 것 등)을 가장 나쁜 쾌락으로 본다.
용서란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 사람의 죄를 안타까워하면서 그의 인간다움을 되찾기를 바라는 것이다. 가장 궁극적인 악은 교만(자만)이다. 교만은 경쟁적이며 적대적인 것이고 아무리 충분히 가졌다 할지라도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탐욕과 이기심이 교만의 결과이다.
신학적 덕목의 세 가지로 사랑, 소망, 믿음이 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닌 의지의 상태로서, 우리자신에 대해서는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남에 대해서는 배워 익혀야 하는 것이다. 소망은 도피주의나 몽상이 아니며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을 떠난 다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지녀야할 자세중 하나이다. 믿음은 아무리 기분이 바뀌어도 한번 받아들인 것은 끝까지 고수하는 것이다.
< Part Ⅳ> 인격을 넘어서, 또는 삼위일체를 이해하는 첫걸음
신학은 지도와 같은 존재이며 실재적인 것이다. 그리스도는 창조된 것이 아니라 낳은 것이다. 우리의 존재 목적은 삼위일체의 하나님의 생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하나님을 배우기 가장 적합한 도구는 다함께 하나님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 공동체이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정적인 존재가 아니라 역동적인 존재이다. 일종의 춤에 가까운 분이다. 성부는 우리 앞에 있고, 성자는 우리 옆에서 기도를 도우며 우리를 하나님의 아들로 바꾸는 분이며, 성령은 우리 안 또는 뒤에 있는 우리를 통해 움직이는 분이다.
가장에는 진짜를 밀어내는 나쁜 것과 진짜로 나아가는 좋은 것의 두 종류가 있다. 우리는 우리를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해야 하며 그들을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 그러나 절대로 믿음 전체를 걸지 말아야 한다.
기독교에서는 우리 자아 전부를 그리스도에게 넘겨줄 것을 요구하지만 이는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다른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관점을 받아들이며 좀더 크고 강하고 고요한 생명이 흘러 들어오게 해야 한다.
우리를 절대적인 온전함으로 이끄는 하나님을 막을 세력은 우리 자신이며 온전해 지는 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이다.
이상으로 몇 장에 걸친 내용요약을 마치겠다.
이 책에서 가장 맘에 와 닿았던 부분은 “여러분을 교만하게 만드는 것은 남과의 비교입니다. 즉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사람을 교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경쟁이라는 요소가 없다면 교만도 없습니다. 겸손해지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 첫걸음은 바로 자기 자신이 교만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라는 부분이다. 사람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으로 인해 일처리의 효율성이 생기거나 삶에 활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과도하게 넘쳐서 자만과 교만으로 변질되게 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내가 남보다 훨씬 나은 존재이고 그것을 유지하려면 항상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야만 하는 피곤한 존재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세상에는 자만과 교만에 빠져있는 자들이 많다. “저 사람 왜 저러지?” 하고 생각할 때가 정말 많다. 더군다나 나부터도 교만할 때가 여러 번 있었으니 이는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저자의 조언대로 자기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을 돌아보고 교만함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
태어나서 이러한 종교분야의 교양서는 처음 읽게 되었다. 종교를 가지지 않은 내가 학교에서 채플교육 받는 것도 못마땅해 했는데 교양과목에서까지도 이러한 과제를 하게 되어 힘들기도 했지만 그것이 결코 헛된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에 의한 나의 불신이 어느 정도 줄어들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다.” 라는 저자의 말대로 복잡한 것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것은 내 삶에 있어 중요한 과정 중 하나였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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