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을 읽고 슬픔이여 안녕을 읽고…

슬픔이여 안녕을 읽고…
저자 : 프랑수아즈 사강
출판사 : 일신서적
슬픔이란?
슬픔이란 감정은 무엇일까?
나는 이제껏 17여년동안 삶을 살아오면서 이러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책의 맨 첫 부분에 적힌 작가의 슬픔에 대한 정의가 참으로 인상 깊으면서도 생소하게 느껴진다. 슬픔이란 말을 풀이 하면서 작가는 `달콤함`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슬픔이 달콤하다? 이 색다른 표현은 이 책에 대한 나의 흥미를 더욱 북돋워 주었다.
이 책의 내용은 자유 분방한 딸과 홀아버지의 이야기인데 딸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쓰여져 있었다.
젊고 활기찬 나의 아버지는 6개월마다 사귀는 여자가 바뀌는 바람둥이이다. 그러나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딸, 나는 이런 아버지를 이해해주고 둘은 서로를 몹시 사랑한다.
어느 여름날 아버지의 애인이 된 엘자와 아버지 그리고 주인공 나는…(생략)

다.
아버지가 이 여인을 좋아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도 자유를 사랑하는 아버지가 안느와 결혼 할 것이라는 중대한 발표를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엘자는 울면서 떠나버리게 된다. 주인공 나는 아버지의 생각과 행동을 항상 존중해 주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아버지의 결혼 선언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사건의 시작이었다. 점점 나는 아버지와 나 사이가 안느에 의해서 멀어지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느는 나에게 공부를 시키려 했으며 나의 잘못된 행동에 사사건건 간섭을 하곤 했다. 그것은 자유 분방한 나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나는 엘자와 나의 남자친구 시릴르를 이용해 안느로부터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일을 꾸미게 된다.
사람마도 소유욕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주인공 `나`는 아버지를 자기만의 아버지라고 생각해 오다가 아름답고 총명한 여인인 안느에게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심한 소유욕을 느꼈을 것이다. 한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적당한 소유욕은 그들의 관계를 정답게 유지시켜준다. 그러나 그것은 자칫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소유욕에 빠질 수 있으므로 그렇게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될 것이다.
주인공 `나`의 계략(?)으로 아버지는 엘자를 다시 만나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안느는 울면서 뛰쳐 나간다. 안느가 없자 그 여인의 소중함을 알게 된 나와 아버지는 그녀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긴 사과 편지를 쓴다. 그러나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는 그녀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려 준다.
"아!.." 안느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대목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주인공 `나`의 입장에서 책을 읽어오다 보니 어느새 내 마음이 주인공과 일심동체가 되어 있었던가 보다. 가슴이 뭉클뭉클하고 미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슬픔일까?
그러나 마지막 부분에서 이 책은 이렇게 적어 놓고 있다.
장례식을 치른 후 아버지와 주인공 나는 다시 예전의 자유분방한 생활로 되돌아 갔다고...
그리고 해마다 여름이 되어 안느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솟구칠 때면 그 느낌을 이렇게 맞이 한다고... 슬픔이여 안녕.
여기에서 슬픔은 헤어짐의 인사라기 보다 차라리 만남의 인사, 새로운 시작을 나타내는 인사라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책은 다 읽었지만 슬픔이란 감정에 대한 나의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제 글은 끝맺지만 슬픔에 대해서는 아직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