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지배한 사나이를 읽고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알렉산드로 알렉산들로비치 류비세프의 생전 저작은 70여권의 학술서적(분산분석, 생불분류학, 곤충학의 명저 포함). 12,500여장에 해당하는 논문과 저서들 방대한 분량의 연구 성과를 이루었다. 그의 이러한 막대한 지적 결과물을 기계적이라 할 정도의 철저한 시간관리와 앉아서 버티는 의지력이였다.이러한 의지력 또한 천재들 이 소유하고 있는 특징 중 하나인데, 그는 "나의 머리을 사진 찍지말고 나의 엉덩이를 찍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적도 있다.
류비세프의 시관관리법은 제1부류 기본업무(저술, 연구)와 일상업무(노트와 편지쓰기), 제2분류 학술보고, 강의 , 학술토론, 문예작품탐독으로 나누어지며, 하루 24시간 중 가장 효과적인 시간을 10시간으로 보고 이것을 삼등분하여 1단위 시간(약 3시간 20분)으로 보아 0.5단위시간을 최소단위로 하여, 1부류의 기본업무시간을 합산하여 시간합계를 내었다.
예…(생략)

1. 분류사업 - 6시간 25분

2. 잡일 - 1시간 0분

3. 《다노노파에 대한 연구》를 교정 - 30분

4. 수학 - 16시간 40분

5. 일상 참고서 : 랴프노프 - 55분

6. 일상 참고서 : 생물학 - 12시간 0분

7. 학술 통신 - 11시간 55분

8. 학술 메모 - 3사긴 25분

9. 도서 색인 - 6시간 55분

말하고 있다.
" 여기여 있어서 문제는 한 사람이 스스로 숭고한 목표를 내걸었을 경우라야만 이 시간통계법이 성립될 수 있다. 왜냐하면, 시간을 이용하는 류비세프의 방법을 시간을 대하는 그의 도덕적 태도와 떼어놓을 수 없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과 시간은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배입니다. 방법과 시간을 이용하는 방법은 어디까지 삶의 목표와 의의, 그리고 도덕적 품성과 어울러져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의 주인공인 류비세프는 세상보다도 더 냉엄하다. 류비세프는 실존인물로서 철저한 시간관리법을 사용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업적을 생산한 과학자(또는 교수, 철학자, 학자, 연구소장 등등)이다. 며칠에 걸려 참 지루하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류비세프가 왜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시간을 지배하려고 하였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류비세프는 인간이 유일하게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하였으며, 인간의 유일한 소유물일 수 있는 시간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고 하였다. 그러나 시간은 통장의 예치금과 같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그런 소유물이 아니다. 시간은 예금주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끊임없이 지출되는 그런 소유물이어서 더욱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지도 모른다.
저자는 류비세프가 방대한 분량의 연구결과물이나 명성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시간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시간 그 자체`를 소중히 여겼다고 적고 있다. 시간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자신의 삶 또는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소중히 여긴다는 뜻일 것이다. 놀라운 견해는, 류비세프가 시간을 시계의 시침과 분침의 거리를 가리키는 물리적인 개념이 아닌, 도덕적인 개념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무심히 흘려 보내는 시간이, 신체적인 생명의 단축과 정신적인 영혼의 타락을 담보한 것임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지적이고 도덕적인 양심과 의지에 따라서 시간(삶)을 엄중하게 살아나가는 것이었지, 세상이나 인간의 잣대 또는 다수의 지지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었다. 저 또한 류비세프와 같이 인간의 잣대보다는 신의 잣대를 믿으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