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을찾아서 시인을 찾아서

시인을 찾아서
나에게 있어 시라는 것은 한숨부터 나오게 하는 문학중 하나이다 미술관 같은데 가서 작품감상을 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난 이때까지 시를 시답게 읽어본 적이 없다. 사실 나는 소설 같은 것만 읽었지 시와는 담쌓은 사이였다. 학교에서 시를 배울 때면 이 시를 누가 지었나 어떤 뜻을 담고 있나만 배웠지... 진정 그 시를 읽고 오는 느낌이나 그 시인에 대한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하고 있었고 어떤 시인이 뭘 지었는지 헷갈릴 때도 있었다.
내가 시를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의 숨겨진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는 그 자체의 뜻말이 아닌 추상적이면서도 함축적이고 비유적인 표현들이 많아 자세히 공부하지 않으면 시의 뜻풀이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시가 좋은 시인지 별 볼일 없는 시인지 구별조차 못한다.
그러다 학교 수행평가로 이 책을 뒤져보게 되었다. 시와 담…(생략)

다는 어느 외국인처럼 나도 정지용의 향수라는 시가 마음에 들었다.
고향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을 표현했다.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공간은 당시의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며 누구에게나 강력한 정서적 호소력을 지니고 있는 고향의 정경이다.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라는 구문이 반복함으로써 간절한 그리움표현하고 있다. 아마 그곳은 푸른 하늘과 넓은 초록 들판이 깔린 시골의 냄새가 나고 냇가의 시냇물 소리가 나고 정답게 뛰는 아이들이 있는 평화롭고 정다운 그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다른 시중 하나는 윤동주의 자화상이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윤동주 자화상 중..
윤동주의 자화상을 보면서 나도 내 자신을 다시 보는 기회를 갖게 되어 인상깊은 시중 하나 이다 이시는 화자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데 그것은 자신을 들여다 보고 성찰하는 행위이다. 우물이란 그 안에 담긴 물을 들여다 보는 이의 모습을 비추어 보여주는 것이고 또 물의 집으로서 우물 밖과는 분리된 새로운 세계이기도 하다.
자아 성찰을 하면서 자신에게 미움을 느끼고 그 미움은 연민으로 연민은 그리움으로 변하는데 이런 변화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반성하는 데서 일어난 현상으로 자기 스스로가 자기 얼굴을 보며 반성하는 자세에서 난 부러움과 존경을 느낀다 .
나도 하루에 몇 번씩 거울을 보며 내얼굴을 보지만 반성하는 자세보다 내 얼굴을 보며 겉모습을 꾸미는 데만 신경을 쓰는 내 자세를 생각하니 부끄럽고 거울을 통해 반성하는 내 모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이 시는 너무 짧아서 관심이 갔던 시이다 짧았지만 짧은많큼 추상적인 뜻이 많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아 그것들을 찾아보고 싶었다
하나, 둘, 셋, 넷
.........
밤은
많기도 하다 <못자는 밤> -윤동주-
마치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는 한 사람이 창가에 기대어 앉아 보이지 않는 희미한 별들을 보며 추상적인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다. 잃어버린 기억 또는 혼자만의 상상일수도 있다 이런 짧은 시에서 많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윤동주라는 시인은 함축적이고 생각이 깊은 사람인 것 같다
어느 날 고궁을 기다리며 -김수영-
이시는 솔직히 잘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의 신경림씨가 느낀 감상이 인상깊어 이 시를 올린다 도덕적 순결성을 지향하는 소시민의 갈등과 고뇌의 청교도적 표백으로 읽었다는 감상으로 난 신경림의 감상을 보면서 어떻게 그런 감상을 할수 있을까?
내가 다른 시들을 느끼는 감정과는 많이 다른 수준 이이어서 나 역시 책을 더 많이 접하여 감상을 좀더 폭넓게 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보았던 시이다.
아직도 솔직하게 말하면 이 책에 한자도 많아 시를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드문드문 아는 한자가 나오면 조금 우쭐한 기분으로 읽었는데, 도데체 이 시는 무엇을 말하고 있지? 뭘 상징하고 있는 걸까. 벌써 몃십분째 같은 페이지만 보고있는 나에게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무엇을 끌어낼 수 있을까?
난 아직도 이 책을 세세하게 읽어보지 않아서 펴는 페이지마다 새로워 보인다. 가끔 여기 저기서 들어본 시인 이름 몇 자를 어색하게 외고 있을 뿐 그들을 대표하는 혹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 한편 조차 제대로 외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위에 썼던 것과 같이 인상깊은 시들이 있어 그나마 그 재미로 읽은 것 같다 신경림 시인이 그 시인의 시 중에 가장 좋아하거나 마음에 남았던것들을 주로 소개하다보니 아무래도 저자의 주관이 많이 들어간것도 보이는 것 같다. 대학시절 청계천 일대의 고서점에서 백석 시인의 사슴을 구해 저녁밥도 반사발밖에 먹지 못하고 꼬박 밤을 새워 읽었다는 이야기 70년대 언론자유수호운동을 벌일때 독자들의 지지광고에 가장 많이 등장한 시구가 윤동주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었다는 사연 등의 손수 발로 찾아가며 시들을 보려는 자세도 마음에 와 닿다
이처럼 신경림은 정지용에서부터 천상병에까지 이르는 우리나라 22명의 시인과 그들의 시 그리고 삶 이 책은 단순히 시인과 그들의 시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시인이 정지용 시인과의 관계를 시작으로 정지용 시인의 태어나서부터 가족관계 주변 환경 고향 살아갔던 모습 주의 사람들의 평판 돌아가셨다면 돌아가신 후의 남겨진 것들 결혼을 했다면 자녀들은 무엇을 하나까지 나와있다.
물론 제일 중요한 그 분의 시를 빼놓을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위에 것들을 보여주다 보니 시 하나만 갖고 파는 것의 깊이는 얕은 것같다
하지만 그 시인이 시를 쓸 때의 주변환경과 모습들을 상상할 수 있어 더욱더 시가 쉽게 다가왔다
이 책을 독학으로 읽지는 못해 좀 아쉽긴 했지만 시인들의 마음과 자세를 다시 한번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로 조금은 시를 보는 인식이 달라진 것 같다.
문학은 딱 정해진 답이 없으니까 자유롭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름대로의 상상으로 또 다른 세상을 만들면서 배우는 것이니까 ..
문학작품은 언제나 새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그리고 머리가 썩지 않게 끔 해주는 생각 도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