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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신경림
about poem
??시??라는 것은,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든다. 난 이때까지 ??시??를 ??시??답게 읽어본 적이 없다. 그 개념
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시를 나도 덩달아 ??너무 좋더라?? 라는 말만 했다.
어떻게 그 시가 쓰여졌고, 그 시에 숨은 의미는 무엇인지, 난 아무것도 몰랐다. 지금도 아직 ??시??
의 이해가 버겁지만, ??시??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가장 쉽게 동요시키는, 노란 하늘에 - 멈춰버린
시간 같다.
Intro
내가 그럭저럭 알고 있는 한국 시인은 두어명에 불과 했다. 엄마가 좋아하시던, 어렴풋이 기억하
던 ??청포도??의 이육사 시인. 초등학생때 시를 외우며 좋아했던 ??서시??의 윤동주. 그리고 잠자기 전,
엄마가 나지막히 읊어주시던 ??진달래??의 김소월.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와 좀더 전문적으로 배우
게 되는 정지용 시인의 ??호수??, 김지하 시인의 ??새 봄?? . 내가 아는 시는 이 정도. 아, 갈증나는 지
식. 그렇다고 두꺼운 ??시??사전이나 인터넷으로 일일이 찾아가며 ??시??를 공부하기에 난 게을렀다. 뭔
가 얄팍하나마 내게 ??시??에 대해서 무언가 충족시켜줄만한 책이 읽고 싶었다. 더군나다 요즘들어
다시 책의 세계에 빠지려 하는데, 이참에 ??시??의 암울하고 길 없는 세계에 빠지고 싶었다. 그러다
만난 책,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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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섵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정지용, ??향수?? 중..
그의 시가 좋아, 그의 고향에 눌러 앉았다는,…(생략)
어느 외국인처럼, 나도 정지용의 ??향수??라는 시가 좋
았다. 내가 상상해오던 푸르른 하늘과 넓디넓은 초록 벌판이 드넓게 깔린 그 곳은. 시골의 단내가
나고, 냇가에 두둥 떠오른 수박이 그리워 지는 여름. 매앰매앰 시끄럽지 않은 매미의 수다가 그리
운 곳. 봄날의 영상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강가의 물결을 비추고, 무엇이 좋아 그리 뛰는지 - 이름
모를 잠자리를 쫒는 아이들이 있는 곳. 누런 흙도, 널따란 하늘도 설레이는 겨울. 누네 누가 겨울
의 강에 빠져 죽었디요. 차갑게 얼어버린 공기에 촘촘히 맺히는 누네 굴뚝의 연기마냥, 그렇게 실
없이 흐르는 누구의 죽음. -하지만 그 흐릿한 상상은 ??현실??에 산산히 부숴지고 그렇게 나의 희망
없는 꿈은 진다. 그런데, 누가 내 꿈을 훔쳐가기라도 한 것일까. 정말 나의 고향같은 그 곳은, 정
지용 시인의 표현처럼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나에겐 어쩌면 ??고정된?? 이미지 인지도 모르겠다. 난 무엇을 하든, ??진지함??보다는
??재미??를 추구로 한다. 가끔 장난이 너무 지나쳐서 사람들과 부디친 일도 참 많지만, 난 짓꿎은 장
난이던, 어린애 같은 장난이던, 장난을 무척 좋아한다. 마치 그 사람의 기분은 상관 없다는 듯. 그
리고 상처만 주고 돌아서는 나는 누굴까. 벌써 나로 인해, 눈물을 흘리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나에게 싫증이 난 사람이 손을 꼽고도 남을 정도다. 그런 사람들을 가만히 보노라면, 난 사람들과
관계맺는 일엔 너무 잔인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만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난
가끔은 가식적이고 몇몇의 사람들에겐 무척 심한 장난을 한다. 하지만 슬픈건, 내가 정말 마음을
놓아주고 싶은 사람들 몇 명들도 나의 심한 장난에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나는 나
고, 나는 혼자다.
?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윤동주 ??자화상?? 중..
앞서 썼던 나의 수다와는, 전혀 다른 시지만 윤동주 시인의 시 중 가장 좋아하는 시 중에 하나가
바로 ??자화상??이다. 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시가 좋다. 마치 허무한 시선을 던지는, 거
울 속의 나를 보는 것만 같아서.
why
.. 내가 ??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시??의 숨겨진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웬지 ??시??는
매우 추상적이고 어려운, 작가만의 시선이 담겨진 그런 귀족풍의 문학작품 같다. 그리고 어떤 시
가 좋은 시인지, 별 볼일 없는 시인지 구별조차 못한다. 이는, 너무 대중적인 것만 찾으려는 나의
개성 없는 삶인지. 하지만 소심한 나는,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시가 흔히들 말하는 ??삼류 시??라고
놀림을 받을까봐 두렵다. 아. 정말 ??시??는 나에게 난해한 문학장르이다. 하지만, 굵직한 소설보다
도 더 사람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건, 모든 ??생각의 원심??으로 쓴 시가 아닐까.
think
솔직하게 말하면, 책에 한자가 꽤 많아서 시를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드문드문 아는 한자가 나
오면 조금 우쭐한 기분으로 읽었는데, 흠. 도데체 이 시는 무엇을 말하고 있지? 뭘 상징하고 있
는 걸까. 벌써 두 시간 째 나를 쩔쩔매게 만드는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무엇을 끌어낼 수 있을까. 그
리고 지금 나는, 그저 이 책을 읽었다는 의미로써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모든
게 허무하다.
난 아직도 이 책을 세세하게 읽어보지 않아서 펴는 페이지마다 새로워 보인다. 가끔 여기 저기서
들어본 시인 이름 몇 자를 어색하게 외고 있을 뿐, 그들을 대표하는 혹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 한편 조차 제대로 외지 못하고 있다. 마음이 우중충하고 몸이 무겁기만 할때 가장 좋은 기분 회
복제는 음악과 차분한 시 낭독인 것 같은데, 난 기분이 안좋은 날 어찌 해야 하지? 하지만 솔직하
게 말하자면, 이 책에 실린 시를 모두 이해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 마음에 와닿은 시도 몇
편 없었다. 난 억센 숨결의 시보다는, 잔잔하고 고여 있는 듯한 시가 좋다. 그리고 글쓴이의 세상
과 상상이 여운으로 가득 끝맺는, 어찌보면 조금 답답해 보일지도 모르는 시들을 좋아한다. 꽤나
추상적이고 조금은 외져보이는 시. 아니, 그냥 읽고 마음에 드는 단어들이나 표현들이 있으면 그
냥 그 시가 좋아진다. 그냥 읽었을때 좋은 시. 그런 시가 좋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가장 아끼는 시집
은 바로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역시 윤동주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라는
동시집이다. 윤동주 시는 한편도 눈에 거슬리는 것 없이 모두 다 마음에 와닿는다. ??편지?? ??슬픈 족
속?? ??아우의 인상화?? 그리고 ??길?? 등.. 짧은 시 한편.
<못자는 밤>
하나, 둘, 셋, 넷
.........
밤은
많기도 하다 -윤동주-
유난히 밤을 좋아하고, 밤잠 없는 내게 깊게 와닿았던 시. 무슨 일이까,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는
한 사람이 창가에 구슬피 기대어 앉아 보이지 않는 희미한 별들을 세며 추상적인 무언가를 그리
는 듯하다. 잃어버린 기억일까, 혹은 혼자만의 상상일까. 좋은 시들. 오늘은 새벽 쯤에서야 자야
할 것 같다.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창가에 걸터앉은 그 한사람의 눈물이 바람을 타고 하늘에 올
라 작은 별이 되기를.
그리고 여기, 정지용 시인.
아스라한 슬픔이 느껴지는 그의 시는 ??종달새??
<종달새>
삼동내 -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해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 -정지용-
-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두꺼비 집을 토닥이며 만드는 코흘리개 아이. 파
도가 한번 쓸어가버린 두꺼비 집을 바라보다, 무엇엔가 서러워 울먹이는 아이. 세찬 바닷바람이
뺨을 한대 때려준다. 울지마. 그래도 아이는 무엇엔가 서러워 울먹이고, 울먹이고.. 조금씩 옷을
적시는 파도. 뉘엿 해가 기울 때, 아이는 일어 설 수 가 없다. 불 꺼진 집. 아무렇게나 열려진 집의
대문. 그리고 뒤돌아선 아이는 그렇게 바다에 둥실 떠내려갔다.
epilogue
가느다란 숨소리. 이제 속없는 생각의 풀이를 끝내야 겠다. 내가 한 사람의 ??시??를 모두 이해하기
엔 너무 어렵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상상으로 또 다른 세상을 만들고 싶다. 문학작품은 언제나 새
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그리고 머리가 썩지 않게 끔 해주는 생각 도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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