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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지팡이를 읽고 나서
저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지팡이가 어떤 재주를 가졌기에 신기한 지팡이라고 부르는지 궁금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선덕 여왕님께서 병이 나셨습니다. 온갖 약을 써 보았지만 병은 쉽게 낫지 않았습니다. 무슨 병인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법척 스님이 병을 잘 고치기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법척 스님을 궁궐로 불러들여 여왕님의 병을 치료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여왕님의 병은 법척 스님도 고치지 못했습니다. 여왕님의 병이 쉽게 낫지 않자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밀본 이라는 스님이 법칙 스님보다 훨씬 훌륭하고 병도 잘 고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신하들이 여왕님께 소문을 말씀드렸습니다. 여왕님은 밀본 스님을 부르게 했습니다. 그래서 밀본 스님은 대궐로 오게 되었습니다. 밀본 스님은 질병을 물리치기 위해 불경을 외기 시작했습니다. 불경을 오랫동안 외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밀본 스님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가 갑자기 옆방으로 날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지팡이를 따라가 방문을 열어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지팡이에는 법척 스님과 여우 한 마리가 꿰어져 있었습니다. 그 날부터 여왕님의 병은 깨끗이 나았습니다. 밀본 스님의 머리에는 이상하게도 항상 신비스런 빛이 감돌았습니다. 사람들은 더욱 스님을 존경했습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김양도라는 사람이 어렸을 때 갑자기 병이 났습니다. 입술이 붙어 떨어지지 않아 말을 하지 못하고, 몸도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또 김양도의 눈에는 귀신이 보였습니다. 날마다 큰 귀신 한 명이 작은 귀신 여러 명을 데리고 와 집에 있는 맛있는 음식들을 모두 맛보는 것이었습니다. 무당이 굿을 하면 귀신들의 행패는 더욱 심했습니다. 김양도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입술이 붙어 말을 못 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귀신들은 마음대로 날뛰며 행패를 부렸습니다. 어느 날, 김양도의 아버지는 스님 한 분을 데려와 경을 외게 했습니다. 스님이 경을 읽으니 큰 귀신이 …(생략)
작은 귀신을 시켜 스님의 머리를 때리게 했습니다. 머리를 맞은 스님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죽었습니다. 김양도의 아버지는 이번에는 하인에게 훌륭하다고 소문난 밀본 대사를 모셔 오게 했습니다. 밀본 대사의 이름을 들은 귀신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작은 귀신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었습니다. 그러나 큰 귀신만은 거드름을 피우면서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큰 귀신의 말이 막 끝날 때였습니다. 어디선가 갑자기 무장을 한 군사들이 들이닥쳤습니다. 그들은 갑옷을 입고 긴 창을 들고 있었습니다. 군사들이 귀신들을 모조리 잡아가자 밀본 대사가 나타났습니다. 밀본 대사가 방 안에 들어서자 누워 있던 김양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붙었던 입술이 떨어져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굳었던 몸도 풀려 마음대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밀본 대사의 힘으로 병을 고친 김양도는 그 때부터 열심히 부처님을 믿었습니다. 흥륜사에 미륵 부처님을 모시고, 벽에다 금물로 부처님을 그렸습니다. 김양도는 평생 동안 부처님을 받들며, 높은 벼슬에 올랐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김유신 장군이 일찍이 어떤 대사 한 분을 사귀었습니다. 어느 날, 김유신 장군의 친척 김수천이 병에 걸려 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군은 그 대사를 김수천에게 보내 병을 치료하도록 했습니다. 대사가 병을 치료하고 있을 때 인혜 라는 스님이 김수천을 찾아왔습니다. 인혜 스님은 병을 고치고 있는 대사를 보고 화냈습니다. 대사의 생김새가 나쁜 사람 같은데 어떻게 남의 병을 고치겠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대사는 아무 말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혜 스님은 더욱 신이 나서 떠들었습니다. 인혜 스님은 향불을 피우고 주문을 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오색찬란한 구름이 일면서 인혜 스님의 얼굴을 감쌌습니다. 하늘에서는 예쁜 꽃잎이 눈처럼 내렸습니다. 이런 광경을 본 대사가 인혜 스님 앞에 섰습니다. 대사는 손가락을 퉁겨 소리를 냈습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거드름을 피우던 스님이 공중으로 획 솟았습니다. 그러다가, 땅으로 곤두박질하여 말뚝처럼 꽂히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보고 놀란 사람들이 달려가 뽑으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대사는 아무 일 없다는 듯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래서 인혜 스님은 거꾸로 박힌 채 하룻밤을 꼬박 새워야 했습니다. 이튿날 주인 김수천이 김유신 장군에게 사람을 보내 이런 사실을 알렸습니다. 김유신 장군은 대사에게 인혜 스님을 뽑아 주도록 부탁했습니다. 그제야 대사는 내려가 인혜 스님을 풀어 주었습니다. 저는 밀본 스님이 선덕 여왕의 병을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서 김양도의 병을 고친 것을 보고 스님의 재주가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인혜 스님처럼 자신의 능력이 좋다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잘난 체를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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