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힘을 읽고 신화의힘을읽고

저자 : 조셉캠벨, 빌 모이어스
역자 : 이윤기
출판사 : 이끌리오
신화의 힘을 읽고
요즘 서점에서 신화 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집중되고 있다. 어린 시절, 나는 ‘신화’ 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상상 속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은 많이 바뀌게 되었다. 처음 과제를 받고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도서 목록에 있는 책들 중 그나마 나에게 친숙했던 ‘신화’ 라는 단어 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20세기 최고의 신화 해설가라고 불려지는 조셉 캠밸과 미국 저널리스트인 빌 모이어스의 대담을 엮은 ‘신화의 힘’이란 책으로 이윤기가 번역하여 2002년도에 이끌리오 출판사에서 나왔다. 이것은 내가 기존에 생각했던 단순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이 아니었다. 이 책에서는 신화가 우리의 삶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생략)

되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 ‘신화’ 란 동화에 나옴직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했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 무척 놀라웠다. 여러 가지 신화들을 보면서 새로운 발상도 눈에 띄었다. 우리는 대게 ‘악마’는 ‘신’의 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둘의 관계는 적대시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의 악마와 신은 결코 적대 관계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악마는 신을 사랑했다. 그러나 신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를 제외한 다른 것들을 무시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벌을 받게 된다. 그 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지옥행’ 이다. 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잔인한 형벌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악마에게 그러한 벌을 내렸던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 졌다. 정말 기발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매우 논리 정연한 설명일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생각들이 이 책에서는 소개되어 지고 있었다. 우리의 인생에서는 많은 의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인식이다. 어느 문화권에서든지 일정 나이가 되면 성인의 예를 지내고 그 후에 성인으로 인정받게 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모두 고유의 성인식을 지니고 있다. 간단히 다른 이에게 뺨을 맞는 것부터 시작해서 수일 동안 힘든 교육을 받기 까지 아주 다양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공통점은 있다. 대부분 소녀보다 소년의 성인식이 더 잔혹하다. 그 까닭은 자연에 있다. 소녀는 초경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소년은 어떠한 물리적 외부의 힘이 작용되어야만 그것이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성인식을 통하여 우리는 자아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즉 우리가 서있는 지금 이 곳이 어디인가를 자각하게 된다. 우리는 신들의 대부분이 처녀인 어머니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이 그렇듯이 나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신화도 사실은 커다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처녀인 어머니는 곧 순수한 영혼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신들은 육체적 사랑이 아니라 정신적 사랑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현대 사람들은 이런 신들을 믿고 따르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의 현상이 신화와 맞물려 설명되어 진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모든 문화권은 각자 저마다의 신화를 지니고 있고, 이것을 토대로 문화가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현대 사회의 문화가 신화로 설명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 윤리 시간에 배웠던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이 이와 흡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관점에서 형성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문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화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신화의 긍정적 측면만 언급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주제에 대해서 의견이 같을 수는 없다. 분명 그와 견해가 다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주장하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이야기를 뒷받침 해줄 예가 들어갔다면 좀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은 마치 바퀴와 같다. 바퀴의 테를 잡고 있으면 반드시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가 있다. 하지만 굴대를 잡고 있으면 늘 같은 자리, 즉 중심에 있을 수 있다. 누군가가 시켜서 선택하는 삶은 바퀴 테를 붙잡는 삶이다. 굴대를 잡아야만 천복을 누리며 살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를 말해주고 싶은 것 같다. 우리 개인의 삶 역시 신화의 구조를 띠며, 누구나 자기 자신의 삶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또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해보고, 전해져 오는 이야기들과 연결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래서 그 근본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