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타르타를 읽고

싯타르타를 읽고
책방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있는데 아빠께서 `싯다르타`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 책이 위인전일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집에 `석가모니` 위인 전기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아빠께서는 이 책은 위인전이 아니라 헤르만 헤세가 새로운 시각에서 쓴 명작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 부분은 위인전과 별 다른 점이 없었다. 브라만의 가문에서 태어난 싯다르타는 어려서부터 예의가 바르고 총명하여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훌륭한 왕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브라만의 가르침만으로는 진짜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친구 고빈다와 함께 사문이 되려고 한다. 그러나 싯다르타가 훌륭한 왕이 되기를 바라는 아버지는 결코 승낙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싯다르타는 말없이 계속 서서 기다린 끝에 결국 아버지의 승낙을 얻는다. 나 같…(생략)

남기고 그만 숨을 거둔다. 그러나 그 아이는 부유한 환경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결국 돈을 훔쳐 달아나고 만다. 이런 고뇌들을 통해 싯다르타는 모든 소리, 모든 목적, 모든 동경, 모든 걱정, 모든 욕망, 모든 선, 모든 악이 합쳐져 있는 것이야말로 세계이고, 모든 것이 합쳐진 것이 생성의 강이요, 생명의 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싯다르타가 이것을 깨닫도록 인도해 준 뱃사공 바수데바는 광명에 사여 숲 속으로, 단일의 세계로 사라진다. 이제 싯다르타가 제 2의 바수데바가 된 것이다.
한편, 그 때까지도 고빈다는 붓다의 제자가 되었으면서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순례를 계속 하던 중 싯다르타를 만나게 된다. 싯다르타는 참된 지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으로 말로써는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며 자신의 이마에 입을 맞추어 보라고 한다. 고빈다가 싯다르타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순간, 고빈다의 머리에는 그의 생애에 일찍이 가치 있었고 거룩했던 모든 것들이 회상되었다. 그리고 싯다르타의 얼굴에는 어느덧 붓다와 같은 고요하고 은근한 자비로운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고빈다는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싯다르타 앞에 고개를 숙인다.
아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싯다르타가 붓다인데, 붓다가 새로운 인물로 독립되어 나오고,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번 계속하여 읽어보니 가슴에 와 닿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위인전 대로라면 싯다르타는 명상과 참선을 통해 도를 깨우치게 되지만, 이 책에서는 속세에서 여러 가지 일 들을 경험하면서 자아를 찾고, 뱃사공 바수데바를 만나 강의 소리를 듣게 되고 결국 도를 깨우치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싯다르타가 도를 깨우치게 된 과정은 작가의 상상력이 주된 것이겠지만,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작가 헤르만 헤세의 삶이 `싯다르타`라는 한 인물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들어 났다는 점이다. 헤세의 힘들고 외로웠던 삶은 `싯다르타`라는 인물이 도를 깨닫는 과정과 방법을 전혀 색다르게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 도를 깨우치는 것은 결코 배워서는 이룰 수 없다. 그것은 자아를 찾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무조건 남을 모방하기보다는 자아를 추구해 나감으로써 자신의 목적에 도달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나는 결코 이 책을 잊지 못 할 것이다. 그러면 싯다르타가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때의 장면을 적으며 이만 마치겠다.
【그 모든 소리는 하나가 되어, 애타는 소리와 지자의 웃음이, 노여움의 외침과 죽어 가는 자의 신음이 모두 하나가 되어, 모든 것이 서로 엉켜 천 번 만 번 맺어져 풀어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모든 것은 합쳐져서 모든 소리, 모든 목적, 모든 동경, 모든 걱정, 모든 욕망, 모든 선, 모든 악,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있는 것이야말로 세계였다. 모든 것이 합쳐진 것이 생성의 강이요, 생명의 음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