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을 기다리며를 읽고 아담을 기다리며

아담을 기다리며를 읽고
과학기술과 문명의 눈부신 발전과 더불어 21세기에 접어든 요즘, 우리 사회는 `인간성 회복` 이라는 문제에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즉, 눈 깜박 하는 사이에 체계적으로 조직된 시스템으로 인하여 세계의 모든 일들이 척척 진행되고, 날마다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며, 신기술이 등장하는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인간성`이라는 것을 잊고 지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 속의 아담의 부모는 하버드 학생 부부 또한 사회적, 학문적 성공을 노리는 엘리트 그룹의 인간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담을 가진 후, 이들은 아담을 통해서 그들 자신이 이 세상에 전혀 새로이 태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생에서 무엇이 정말 소중하고, 무엇이 하찮은 것인가 하는 데 대하여 근원적인…(생략)

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우성 인자들만 가득하다면 그 중에서 또다시 열성 인자는 생기는 법.
즉, 어느 사회에서나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열성인자 또한 우리에게 어딘가 필요하기 때문에 항상 존재한다. 우성, 열성은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열성인것들이 우성에게서 배울 것이 있듯이 우성인것들도 반드시 열성에게 배울만한 것이 있다.
우리는 주위에서 가끔 사소한 것에서 대단한 것에서 느끼는 것보다 더 큰 의미를 발견하곤 한다. 아담이 곧 잘생긴 외모의 사람이나, 지식이 많고 명예와 부를 누리는 사람들에게서는 배울 수 없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것과 같다.
지금 우리 사회는 우수한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그래야 사회가 잘 돌아가고, 나라가 부강해 져 세계로 뻗어나가 선진국가, 강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앞다투어 꼭대기로 기어올라가고 있다. 명문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밤낮 책과 씨름하는 입시생들이나, 졸업을 한 후에도 취직이 되지 않아 매일 독서실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해야하는 취업생들, 날마다 끝없는 논문과 페이퍼를 작성해내고 사람들 앞에서는 모르는 것도 마치 모두 아는 것 마냥 아는 체를 해야하는 하버드의 학생들 모두가 똑같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점점 비인간적, 자기중심적으로 변해가며 우리에게 인간성회복은 점점 더 시급해지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몸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사람이나, 심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서점가에서 자주 베스트셀러 차트에 오르는 이유도 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참된 인간적인 모습을 일반 사람들은 원하기 때문이다.
아담은 나에게 사물의 이름을 보지말고, 사물 그 자체를 보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붙여놓은 사물의 이름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그 사물의 속 안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이름표는 얇은 겉껍데기에 불과 할 뿐 그 알맹이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다. `다운 증후군` 또한 사람들이 붙여 놓은 이름일 뿐, 우리는 다운증후군 아담의 솔직하고 진실한 내면 세계를 볼 줄 알아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함을 원한다. 조금이라도 더 튀기 바라고, 개성을 중요시한다. 아담도 우리가 말하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남들과 다른 모습인 아담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것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 아담을 자신들이 그렇게 추구하던 독특함이나 개성으로 보지 않는 것일까.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는 아담을 우리는 부러워해야 한다.
아담은 우리에게 진실한 인생과 삶, 인간이라는 진정한 모습의 `나`를 일깨워주었다. 다운증후군 아기 아담을 통해 나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그동안의 자신을 반성하고 좀 더 나은 모습의 자신을 위해 노력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 삭막하고 비인간적인 세상이 되지 않고 따뜻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좋은 책이란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책을 읽은 뒤 자기가 느낀 것을 종이 위에 마구 써 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생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 머리 속에 흩어져 분산되어 있는 많은 생각들을 어서 빨리 하나로 묶어 정리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찼었다. 하지만 이 글을 끝마치는 지금, 내가 받은 느낌만큼 모두를 글로 옮겨내지 못한 아쉬움과 부족함이 앞선다. 그러나 가득 채우기 보다 빈 공간을 조금 남겨두는 것이 앞으로 나머지 남은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며 아쉽지만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