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읽고 나서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저자 : 헬렌 니어링
출판사 : 보리
요즘 우리는 개인의 이익만 생각하기 바쁜 자기 중심적인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고, 비록 나를 생각하는 개인주의나 이기주의를 중시한다고 하여도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자아`라는 말이 그리 익숙하지 않은 것도 `우리`라는 말 보다는 `나`라는 말 속에 묻혀서 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자의식과 공동체 또는 물질적인 풍요로움만 찾는 우리들에게 특히 나에게 한 여성으로서 많은 것을 일깨워준 책이다. 헬렌 니어링이라는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깨우침이나 교훈 등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헬렌은 어렸을 때 무척 소극적인 소녀였다고 한다. 하지만 캠프를 다녀온 후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는데, 이 부분만 훑어 보아도 그녀가 당당한 여…(생략)

인공재료를 사용해서 건물을 만들기보다는 직접 자연물을 사용하여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고, 사회를 메말라 가게 하는 산업사회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서 일까.. 온통 자연물 속에 자연물을 창조해나가는 아름다운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 우리가 바라는 아름다운 삶이란 바로 저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 현대의 무분별하게 동물을 잡아서 자신의 입 속으로 꿀꺽 삼키는 야만적인 수법을 사용하지 않음에 무척 놀랐다. 처음에는 정말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업었다. 모든 것을 더 편리하게 해 놓은 인공 건물들을 모두 싫어하고, 더군다나 에너지의 낭비나 소모가 거의 없는 그들의 생활이 의아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곧 그들의 생활 속에서 참된 행복을 찾을 수 있었고 비록 헬렌과 스코트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만 언제나 서로를 생각하면서 위하는 보기 좋은 한 쌍의 커플이었다.
나는 나이차이가 많으면 세대차이가 나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서 많이 싸울 것 같았는데 그들은 21살의 긴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서로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꼈다.
그들의 생활 속에서 부러웠던 모습들도 많이 있었다. 직접 농작물을 가꾸어 그 농작물을 이용하여 반찬을 만들 때, 산 동물들이 아래로 내려와서 그들이 나타나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등에서 즐거운 자연과의 삶이 부러워진다.
그녀는 스코트와 모든 일을 하고 나서 항상 글을 쓴다. 그런데 나는 글 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글 읽기조차 거부하는 학생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언니들이나 선배들이 항상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으라고 많이 조언을 해 주었다. 처음엔 글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쉬운 말로 그냥 무시했다. 말이나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습득 할 수 있는데 꼭 글을 읽고 써야만 하는지....
하지만 그들의 행동과 열심히 글을 쓰려는 열정 속에서 뒤늦게 서야 그들의 글을 쓰는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별다른 것이 없이 그들은 그 속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느낀 바를 진솔하게 꾸밈 없이 적음으로써 많은 깨우침과 교훈을 얻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펜을 드는데, 인적이 거의 없는 그런 조용한 자연 속에서 영원히 책을 놓지 않는 생활 모습이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중요한 모범인 것 같다.
정말 마지막 장면은 충격이었다. 스코트의 사랑하는 배우자의 죽음에도 전혀 당황하며 행동하지 않고 조용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어서 그렇게 여유롭고 슬픔을 잘 처리할 수 있었을까!!
그녀는 스코트가 죽은 후에 `스코트와 헬렌`이라는 또는 `헬렌`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을 돌아다녀 본다. 스코트와의 행복했던 시절과 당연한 세월의 흐름의 결과물로 제시되는 죽음에 당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일부러 음식을 끊음으로써 끝까지 위엄을 잃지 않았던 그는 최선의 삶을 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최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코트의 죽음이 헬렌에게는 슬픔을 안겨주기보다는 또 다른 만남을 지속해 갈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만들었던 그녀의 모습에서 경외심을 갖기도 했다.
이들은 진정으로 소유나 이별에 연연하지 않고 `참된 자유를 누렸다고 난 생각한다.
언제나 자유로운 영혼을 갈구하던 헬렌에게 스코트는 이렇게 말했다.
"억압이 있는 이 세계에서 당신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낮은 계층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그 속에 있습니다. 범죄의 요소가 있는 한 우리는 그 일부입니다. 감옥에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가르침이고 또 교훈의 밑거름이다. 무작정 누가 공부를 잘해서, 아님 운동을 잘해서 그것으로 인해 많은 것을 얻는다 하여도 나는 직접 그 행동에서 당위성을 느끼고 곧 그들의 의미를 이해하며 교훈을 얻는 것이 더 소중하고 값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가 아니 우리가, 지금 사회라는 곳에서 맨 꼭대기에 올라 있든, 제일 밑바닥에 있든 나 자신은 아름다운 존재이다. 보고 느끼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버몬트 숲에 터를 잡아 농장을 일구며 반세기 동안 서로의 빈곳을 채우며 함께 한 `땅에 뿌리 박은 삶`은 현대 문명의 이기에 찌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듯 싶다.
그들이 말하는 삶..
나, 우리들이 서 있는 곳..
그곳이 아름다운 세상 속의 `나`가 아닌 `우리`들의 삶이었다.
힘듦도 있고, 기쁨과 사랑도 있는 그 곳...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곳을 잊을 때가 많다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느껴보았다.
책장 속에 재생지고 만들어진 작은 책 한 권을 집었었다.
벌써 2002년의 여름, 일년의 반이 지나버린 6월을 보냈고 대한민국 고3이라는 타이틀 아래서 나는 숨쉬고 있다.
헬렌니어링이 자신 있게 말하는 자신의 삶 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느껴보았다. 내 자신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고,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 후에 내가 어디에 있을 것인지를... 또 누구를 만나고 어떤 생활을 해 나가야 할지...
헬렌니어링과 스코트의 삶을 그대로 살아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과 더불어 조화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건, 우선 내가 있고 타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타인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느꼈다.
가장 작은 관계, 가족이란 관계 속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기초로 자신이 하고 싶은바, 생각하고 있는 바를 주장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삶이 바로 그들이 말하는 아름다운 삶이었던 것 같다.
나는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고자 지금 학생이라는 위치에 서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헬렌니어링이 바이올린을 계속하기 보다 크리나슈를 만나면서 자신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기 시작했던 것처럼....
나도 이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내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미래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본다.
헬렌니어링과 같은 당당한 모습으로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할 내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