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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자 바자로프의 한계
<아버지와 아들>은 1800년대 중반 러시아의 사회 변화를 어려 인물들을 통해 분석하고 있는 소설이다. 당시 러시아는 구시대적인 전제 정부와 이에 댛아하는 새로운 지식인 세력과의 마찰로 큰 혼란을 빚고 있던 때였다. 바자로프는 바로 이런 새로운 지식인 세력의 한 모델이다. 그는 스스로를 허무주의자라고 부르는데, 허무주의는 기존의 모든 지식과 사고를 부정하고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바자로프는 당시 러시아의 정치, 경제, 사회, 종교, 신념 등 모든 것에 대해 회의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바자로프의 혁신적인 생각은 기존의 지식인들에게조차 반발을 산다.
그렇다면 사회의 진정한 개혁이란 무엇일까? 사회는 크게 두 세력으로 양분되어 있다. 새로운 사고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진보적인 세력과, 기득권을 이용해 사회의 안정을 주장하는 보수적인 세력이 바로 그것이다. 바자로프가 살던 당시 러시아는 진보다 요구되던 시대였다. 지식인들도 자신들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 작품에는 바자로프를 비롯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바자로프를 이해하는 귀족 집안 출신 알카지, 바자로프와 적대 관계에 놓인 알카지의 큰아버지 파벨, 엉뚱한 진보주의자 시토니코프, 그리고 여러 보수적인 괄리들과 민중들이 묘사되어 있다. 그중 몇몇 사람은 러시아 사회의 개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개개인의 이익에 따라 입장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따. 바자로프는 이런 위선에 가득 찬 인물들에게 냉철한 비판을 가한다. 그러나 그는 결국 거부당하고 좌초하고 만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탓이 아니었을까.
이 작품을 읽으며 바자로프의 독선적인 태도에 아쉬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사회가 안고 있는 한계를 잘 파악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계획한 일이 그 사회 안에서 얼마나 조화롭게 받아들여질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생략)
자시나의 의지를 서서히 실천해 가는 것이 진정한 개혁자의 모습이 아닐까.
<아버지와 아들>은 제목처럼 아버지와 아들 세대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근대 산업 사회로 이행돼 가는 혼란 속에서 여러 인물들은 세대간의 차이와 생각의 차이를 보이며 서로 갈등하고 대립힌다.
당시 러시아는 전제적인 정부와 종교 세력의 영향이 매우 강했다. 그런데 세구의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세계관이 들어와 러시아 보수계층의 제도와 사상을 뒤흔들어 놓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러시아 사회는 강력하게 비판된다. 하지만 보수 세력은 진보를 거부하며, 새로운 세대를 강력하게 탄압한다. 훗날 이러한 불만은 공산주의 정권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는 이 작품에서 급진적인 개혁주의자였던 바자로프의 허무한 죽음을 보았다. 그리고 진보주의자임을 소리 높여 외쳤던 사람들이 다시 보수 세력의 품안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았다. 한 사람의 힘만으로 사회가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대화와 타협을 해야만 비로소 사회는 점차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다른 어느 사회보다 이상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렇게도 원하던 민주화가 이루어졌고, 삶의 질 역시 높아짐으로써 문화 선진국이 되었다는 생각까지 갖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아직도 정치가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크고, 학연, 지연, 혈연 등의 결합이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때로는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기를 거듭하면서 정작 중요한 사회 집단인 민중은 소외되어 있다.
앞으로 사회는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문제는 개혁의 내용이 아니라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이다. 대화와 타협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더딜지는 모르지만, 올바른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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