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특별한관계를 읽고 아주특별한

아주 특별한 관계를 읽고...
작가 : 정은미
출판사 : 한길아트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인 나는 미술관련 서적을 구입할 때 우선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작품이 많이 수록된 책은 조금 꺼리게 된다. 전문미술비평이 아닌 이상, 작품감상 안내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책일수록 그 바람은 깊어져서 미술작품에 대한 정보에 대한 숙지가 되어 있거나 나름대로의 감상이 잡힌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 책은 조금 꺼리게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다른 경우도 있다. 독특한 컨셉이나 신선한 기획으로 출판된 미술관련 서적은 미술작품 읽기와 더불어 그 작품에 관련된 필자의 의도와 색다른 구성의 맛, 더불어 필자의 글맛을 기대하게 되므로 그런 경우는 수록된 작품과 상관없이 끌리게 된다.
정은미의 <아주 특별한 관계>는 두 개의 부제를 가지고 있다. ??현대미술을 탄생시킨 파트너들??과 ??화가 정은미의 로맨틱 갤러리??가 그것이다…(생략)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이 그런 부분들이 배제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십거리처럼 처리된 도발적인 글의 흐름이 가독의 집중력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는 점, 설명의 친절도도 그 기준이 없이 다소 산만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미술작품에 관해서는 지나치게 필자의 감상적인 주관을 나열하고 있어 독자의 감상을 고립시키게 하고, 평이해야 할 객관적 정보(작품의 형성이유라든지, 미술사조, 작가 정보 등)는 난해하게 진술되어 독자로 하여금 불편하게 만들어준다. 독자는 미술관련 책을 읽으며 필자의 느낌과의 비교를 통해서 동의를 얻거나 대조를 통해 비판적 시선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작품 감상에 조금이라도 발전적일 수 있게 해주는 토대이며 건전한 안내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점이 간과되어 있다. 적어도 목차 정도는 시대순으로 배열(부제에서 ??현대미술을 탄생시킨??이라는 시간성을 부여했다면)해주어야 했고, 작가의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은 필자의 그림은 적어도 다른 작가의 화풍을 따르는 그림을 싣는 오류는 범하지 말았어야 했다(모네의 연인들이었던 까미유와 클로드의 장에서 필자는 에곤 실레의 그림을 패러디 한 작품을 싣는다. 독자의 미술적 무지함으로 필자의 의도를 못 읽는 것인가?). 각 작가와 그들의 파트너들의 관계도 부부, 연인 관계에 있어서는 자극적으로 처리하고 그 외의 관계에 대해서는 무덤한 태도도 그 무게중심을 흔들려 마치 제목에 현혹된 독자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