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이 닭을 낳는다를 읽고 나서

알이 닭을 낳는다.
최재천 지음/도요새 펴냄
닭은 더 많은 알을 위한 잠시간의 매개체!!!
몇몇 생물에세이가 나와있지만 최재천 교수의 책이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 일전에 나온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와 상당히 비슷한 책인데 아주 최근의 책이라 요즈음의 이야기라 너무 잘 와서 닿은 것 같다.
몸로비사건이나 올해의 가뭄, 아주 최근의 이영자의 살빼기 파문등 정말 최신의 이슈들과 생물학과의 연관지어서 하는 이야기는 재미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은 시간이 많이 지난후에는 재미가 반감되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아주 절실히 와서 닿는다.
저자가 미국에서 생활을 한 이유에서인지 아니면 암컷 우위로 돌아가는 생물사회를 제대로 연구한 이유에서인지 너무나 페미니즘적인 분위기는 이해를 하면서도 남자로서는 아쉬운 감도 있다.
일전의 책과 같이 한권에서 같은 내용을 어려번 언급하는 것은 식상…(생략)

의 구수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이 책을 다 읽게 된다.
그의 다른 책도 찾아 읽어봐야 겠다.
정보는 찾는 것이 아니다. 정보는 창출하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진정 책을 읽고 기초학문을 해야 할 때다. 그래야 독자적인 정보를 보유할 수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필요한 정보가 다 있는데 도서관에 책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는 국립대학 총장이 있는 판에 더 무엇을 말하랴. 그러나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얼마나 알아야 사랑할까?
어느 순간에 두꺼운 윗옷을 벗어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오리털의 따뜻함에 행복해 했었는데...길을 걷다가 문득 옆 친구에게 물어봤다. "봄이 왔는지 어떻게 알았냐?" 답은 노란 개나리꽃이 봄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대답이 왜이리 똑같은지...지금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여려가지 꽃들을 볼 수 있다. 노란산수유, 개나리, 목력, 진달래 들이 한참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혹시 알고는 있는지. 이들 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가만히 양지바른 곳을 쳐다보면 하얀 냉이꽃과 노란 민들레도 그리고 개불알풀이라고 아주 토속적이고 푸른빛을 띠는 작고 예쁜 꽃도 볼 수 있다. 자연은 크고 눈에 보이는 것만이 자연이 아닌것인데...

저자는 인간이 만들어 가고 있는 이 환경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꼬집고 있다. 정치적인 이야기도 빗대어 가며 정부의 환경정책이야기들도 생태학과 연관지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는 것이 사랑이다` 알아야 사랑한다는 말이 어쩌면 저 밑바닥부터의 고정관념을 바꿔야 하는 커다란 혁명의 구호처럼 들린다.
인류학이 아닌 생태학 입장에 서서 볼때 우리는 얼마나 그들을 알고 있는가? 이론적으로 단어들에 대한 개념이나 암기식이 아닌 내가 아닌 사물의 그리고 자연의 입장에서 이해와 사랑이 필요함을 절실히 강조하고 있다.
저 뒷편에 잡초라고 마구 베어버리는 식물들, 그들의 이름을 불러줄 이들이 얼마나 될련지... 그러나 아직도 명쾌하지 않은 무언가가 남아 있다. 알을 위해 닭이 존재하는 건지, 닭이 생각하는 알은 무엇인지...알과 닭,유전자와 인간, 시원함이 없는 단어들. 아직도 멀었다. 어떤 해답을 얻기에는 아직도 멀었다.
알아야 사랑한다. 어설프게 알기 때문에 서로 오해하고 미워한다. 상대를 완전하게 알고 이해하면 반드시 사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