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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시대의 한줄기 정의로운빛
-바비도를 읽고-
최근 네티즌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네티즌 5명중 1명은 ??법을 지키면 손해??라고 생각하고 2명중 1명은 뇌물을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보고 있었으며 10년 징역형을 받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비리나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34%가 그렇다고 대답해 심각한 부패불감증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사회가 부패했냐는 질문에 8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고한다. 나도 한국사회가 썩었다고 생각한다. 썩은 고리의 정경유착과 정치인 자식들의 병역비리, 고위층의 탈세, 사립학교의 폐단, 촌지와 대학입시부정, 한쪽에선 뇌물로 받은 수천만원의 돈을 하루 술값으로 날리고 다른 한쪽에선 하루 밥값이 없어 굶는 현실, 썩어빠진 정치판, 그리고 얼마전 쓰레기 만두로 양심을 팔아먹은 사람들이 한국사회의 부패를 증명한다. 이런 썩어빠진 사회를 보면서 과연 양심과 정의라는 말이 존재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이번 수행평가를 통해서 바비도의 줄거리를 알게되고 관심이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주인공인 바비도는 15세기 초엽 헨리 4세 치하 영국의 재봉 직공이다. 당시엔 자신의 권위가 훼손되는 것을 두려워한 교회 세력이 민중들을 의식화하는 영역 복음서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순회 종교 재판소를 열어 저항 세력을 처단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영역복음서를 읽고, 순회 재판소가 이단을 숙청할 때 굴복하지 않음으로써 종교 재판정에 나간다. 바비도는 성경 모임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조차 재판정에서는 죽음이 두려워 그들의 잘못을 회개하며 목숨만 부지하려는 비겁한 모습에 분개한다. 그는 진리를 독점하려는 교회 세력들에게서 거대한 위선을 보았고, 교회 조직과 자신의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힘의 있고 없음에 불과함을 깨닫는다. 재판정에서, 사교는 죄를 인정하고 뉘우칠 것을 요구하나, 바비도는 어지러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슬플 뿐이라며 죽음을 택한다.
부패한 교회와 권력이 지배하는 이 책의 배경과 …(생략)
오늘날 부정부패가 만연한 우리나라나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에선 정의와 양심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바비도라는 인물이 나오지만 현실사회에서는 바비도같은 인물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그 누가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서 끝까지 정의롭고 진실된 신념을 지키려할까? 사실 오늘날은 개인이 정의나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어떤 부정부패에 대해서 마음속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할수는 있어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옳은일을 하고나면 너무 많은 희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속된말로 괜히 나섰다가 봉변 당하는 꼴이 된다. 바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무슨 이익을 바라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얻는 것(사회가 바로잡혀지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정의를 지키려고 나서는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옳은일을 하기가 힘들다.
책에서 산다는것과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바비도의 말이 뼈저리게 기억에 남는다. 뇌물, 탈세와 같이 지저분한 행동들을 저지르며 생물학적인 목숨을 길게 유지하는 것이 산다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청렴결백하고 강직한 신념을 지킬줄 아는 것이 진짜 살아있는 것이라는 뜻일 것이다. 형장에는 바비도가 타 죽는것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산을 이룬다. 무지몽매한 민중들은 바비도에게 한풀이하듯 발길질을 하고 침을 뱉는다. 나는 이 부분에서 정의를 지키려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강한자에게는 약하고 약한자에게는 강해보이려는 도덕과 양심이 사라진 우리시대의 위선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볼 수 있었다.
바비도가 민중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을 때 태자 헨리가 나타나 바비도를 구해 주겠다며 죽기 전에 죄를 씻을 것을 권유하나 바비도는 거부한다. 결국 사형대에 올라 불을 지피는데 태자는 돌연 불을 끄고 바비도를 내리라고 명령한다. 그리고나서 바비도를 살려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바비도는 거부하고 화형을 맞는다. 사제와 헨리 태자의 회유를 끝까지 뿌리치고 아첨과 권력의 횡포로부터 마지막까지 신념을 지킨 바비도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사회분야에서 정치가 가장 썩었다고 하며 부정부패의 척결은 정치판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썩었다고 말하면서도 선거때는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진보 정당의 후보들은 잔인할 정도로 외면하며 썩은 정치인을 뽑고 또 뽑는다. 그리고나서 그들이 다시 썩은 정치판을 형성해놓으면 다시 정치가 썩었네, 부패했네 하며 깨끗한 정치를 좀 하라고 말한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이다. 썩은뿌리에 물을 주고나서 정상적인 줄기가 나올 것을 기대했단 말인가? 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하고 진실된 정의가 존재하는 사회를 진정 원한다면 우리는 바비도에 나오는 바보같은 민중들이 돼서는 안된다. 바비도처럼은 못할지라도 바비도같은 사람을 봤을 때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양심은 발휘해야한다. 그것만이 우리가 그렇게도 썩었다고 생각하는 한국사회를 개혁할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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