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 1차 독후감 제출>
영화 속에 스며든 과학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를 읽고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물리학자와 영화라, 어떻게 보면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것들이 제목으로 나와 있는 이 책은 정재승이라는 물리학도가 지은 책이다.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물리학도였던 그가 영화를 볼 때, 몇가지 말도 안되는 장면들이 눈에 띄였던 모양이다. 이러한 장면들과 다른 영화들에서 등장하는 과학에 대해 설명을 해 놓은 책이 바로 이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이다.
나 역시 과학도를 꿈꾸는, -그중에서도 특히 물리학을 잘 하고 싶어하는- 과학고등학교의 학생 중 하나이지만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특히 전쟁영화와 SF영화를 좋아하는데 전쟁영화는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SF영화를 많이 보게 되는 편이다. <인디펜던스데이> 나 <아폴로13>, <콘…(생략)

여기서 나오는 <콘택트> 라는 영화의 주인공인 엘리는 천체물리학자이지만 끝까지 외계 문명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는 노력 끝에 결국 외계인을 만나지만 인간들은 아무도 그것을 믿어주지 않는다. ‘뭐라 설명할수 없고 증명할 수도 없지만 자신을 그것을 만났고 그것은 있다’라고 호소하는 엘리의 모습이나 견학온 학생들에게 ‘이 넓은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그것은 공간의 낭비가 아닐까요?’ 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관객들은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의 반전으로 인해 결국 그녀의 말이 사실임이 밝혀지지만-또한 <트위스트>라는 영화에서는 토네이도를 분석하고 예고하여 그것에 의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태풍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기상학자의 모습에서 과학자의 집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굳이 영화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80일간의 세계일주’ 라는 소설에서 주인공은 80일 하고도 몇시간을 초과하여 세계일주를 하지만 ‘정확히 80일간에 도착하지 않을 경우 재산을 내놓아야 한다’는 내기 때문에 절망한다. 하지만 지구의 자전 때문에 지구를 동쪽 방향으로 일주할 경우 하루를 벌 수 있다는 절묘한 원리로 주인공은 결국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무사히 마치게 된 것이다. 물론 주인공에게는 81일간의 세계일주 였겟지만 영국의 클럽에서 세계일주를 지켜보던 사람들에게는 80일간의 세계일주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절묘한 과학의 원리를 이용하여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감독들도 역시 영화 여기저기에서 과학적 상식에 벗어나는 말도 안되는 장면들을 수없이 찍어내었다. 이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아마겟돈>의 말도 안되는 설정이나 상대성 원리를 위반하는 <콘택트> 의 장면 같은 것은 과학적으로는 옳지 못한 것들이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 오히려 이런 것이 더 영화를 재밌게 만들지 않나 싶다. 철저하게 과학적인 원리들에 따라서 영화를 만든다면 현실 이상을 무대로 삼기 힘들 것이고 그렇다면 매우 딱딱한 지금의 SF와는 많이 다른 SF영화가 되어 버릴 것이다. 또한 SF는 Science Fiction 의 약자인데 여기서 Fiction은 사실을 다루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에서 이것은 크게 나무랄 만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SF물에서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 점들을 한번 찾아보는것도 영화를 관전하는데 좋은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SF영화를 보고, 또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딱딱한 과학이 대중에게 충분히 신선한 소재로 다가갈 수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이 책의 머리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물리학자’ 라고 하면 대단히 어려운 직업, 연구실에 틀여박혀 항상 연구, 또는 실험하느라 밥도 몇끼씩 거르고 밤샘연구를 밥먹듯이 하여 지병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항상 어려운 말들을 들먹거리며 알 수 없는 원리들을 논하는. 그렇게 고생하면서 결국 부와 명예는 몇몇 성공한 경우 이외에는 거의 쥘 수 없는 삭막한 직업. 정도로만 생각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고 그것은 딱히 물리학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과학’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학문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SF영화에 나오는 타임머신을 보면서 상상에 잠기게 된다니 아이러니컬하긴 하다.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었던 SF영화 만큼이나 재미있게 다가왔던 이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라는 책은 지난 시절 보았던 영화를 떠올릴 수 있는 여유와 과학적인 지식 -그것은 결코 얕은 것은 아니었다.-을 동시에 주는 책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