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일단 제목부터가 무척 특이했다.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면 뭔가 심오한 뜻이 숨어 있는 듯하다. 불경에 있는 한 구절이라 한다. 이 책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 채, 언젠가 한번 들어본 책이었고, 얼마 전엔 영화 제목으로서 들어보기도 해서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별 생각 없이 펼쳐 들었다. 그리고 처음 책장을 넘긴 순간부터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 채 단번에 마지막 장까지 독파했다. 세계의 어느 곳에서나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남성 중심 사회이지만, 유교적 농경 사회를 거친 우리 나라는 그 남성 중심 사고방식이 우리의 머리 속에 얼마나 뿌리깊게 파고들어 있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세 여주인공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여성으로서는 넘어설 수 없는 남성 중심, 우월주의의 높은 벽에 대해 통렬하게 꼬집어 내고 있다. 아직도 우리네의 머리 속에 박…(생략)

은 여군이 떠맡게 된다. 정작으론 그런 문제에 대해 면전에서 항의도 못하면서 뒷다마만 까는 것이다. 이것이 이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다음 주자들인 20대의 남성들에 박혀있는생각들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을 단지 남성이 지배해야 할 대상이라고 가르치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자라 왔다. 남성은 자신이 여성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믿고 있으며, `여자에게 질 수 없다`라는 생각이 누구에게나 박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여자 탓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 여자는 튀면 안 된다. 얼마 전 출간되었던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정말 나쁜 여자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여성 해방을 이루는데 있어 가장 큰 적은 바로 여성 자신인 것 같다. 그들은 이미 기나긴 세월을 이어져 내려온 남성 중심 사회에 이미 길들여져서 그 규범에 안에 안주하길 원하는 이 또한 적지 않다. 2000년대에는 남녀의 성비율이 120 대 100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총각의 6명중 1명은 배우자를 구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지금은 그때 닥칠 전세계에 유래 없는 그 희안한 사태에 대해 단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뿐이지만, 대단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사태이다. 이 모두 과학의 힘을 빌린 남아 선호 사상에 대해 우리 민족이 가까운 장래에 받게 될 심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