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아이들은 자라는 동안 거짓말을 배운다. 어떤 경우에는 생리적인 듯이 여겨질만큼 깜찍하거나 습
관적이기도 하다. 작가가 머리말에서도 말했듯이 아이들이 거짓말하는 경우는 어른들과 별로 다
르지 않다. 그냥 화제로써 무해무득의 거짓말을 참말처럼 하는 경우도 있고(이런 아이는 픽션과
공상적 능력으로 보아 작가가 될 소질이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불행하게도 효실이
는 여기에 속하는 아이가 아니다.), 약점을 감추거나 약점에 오히려 반대되는 것으로 포장하기 위
한 거짓말이나 거짓에 가까운 과장형 허풍으로 자신을 드러내려는 경우도 많다. 바로 효실이가 그
런 아이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하는 이런 거짓말은 매우 유치하고 순진해서 어른들이 들으면 그
냥 웃음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위기 모면을 위하여 잘못을 감추고 핑계를 꾸며대는 거짓말…(생략)

다.
그 다음은 거짓말이라기보다 거짓 행동에서 비롯되는 도벽이다. 작품에서도 효실이는 자기 엄마
의 돈을 몰래 꺼내 쓰는 것은 도둑질이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이를 주장하며 친구를 오히려
설득시키는 행위를 보인다. 마침내는 친구의 돈을 훔쳤다가 들킬만하자 그를 좋아하여 따르는 친
구에게 범죄를 뒤집어 씌우는 책략을 썼디기 바닥에 흘려서 다른 친구가 발견하게 만들기도 한
다. 말하자면 효실이는 그 또래 나이에 있을 수 있는 거짓말쟁이로서는 극단적인 행위에까지 이르
게 되고 마침내 모든 친구들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우리 주위에는 이런 문제성있는 어린이를 흔히 볼 수 있다. 대개의 경우 가정 환경과 가정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보게 되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것을 은연중 비치고 있다. 어머니의 직업과 금전 관
리 방식과 자녀를 제대로 돌볼 겨를이 없는 환경 요인이 아이로 하여금 거짓말쟁이가 되게 한 게
아닐까 하고 독자가 유추하게 만들어 놓았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하여 어린이를 그저 순진무후
한 동심의 덩어리로만 볼 수 없지 않는가 하는 의아심을 다시금 되새기게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
구하고 이런 어린이도 애정으로 지키고 돌봐야 할 존재(인간)임을 느낌으로 깨닫게 해준다. 말하
자면 <거짓말쟁이 최효실>은 작가의 인간적 깊이를 확인하게 한다. 이 작품은 거짓말쟁이 아이까
지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인간을 발견하게 하기 때문이다. 불쌍하게도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
게 될 수밖에 없는 거짓 행위는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것이라는 교훈성 동화이지만 작품 첫 페이
지 첫 줄부터 작가는 이 아이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책을 놓고서 읽은 독자로
서 나는 도무지 효실이가 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작가가 주인공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
문이다. 작가는 한 아이를 사랑하고 있음이 아니라 인간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휴머니스트 동
화작가 소중애를 또 한번 확인하게 되는 계기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