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연인을 읽고 교황의 연인

교황의 연인
교황의 연인이라. 제목부터가 베일에 숨겨져 있는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랑은 그저 한순간 뿐이고 신체적인 반응에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만들어 낸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사랑의 정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고나 할까? 교황의 연인은 제목 때문에 궁금해서 손이 간 책이었다. 오래 전에 ??가시나무새??처럼 신부를 사랑한 여인의 진한 로맨스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중세를 떠올리면 으레 생각나는 백마 탄 귀족이 어여쁜 아가씨를 구해주는 그런 얘기를 상상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게 전부는 아니다.
물론 기대에 부흥하는 사랑 이야기도 있지만 내가 본 ??교황의 연인??에서 발견한 것은 홍상수식 리얼리즘이다. 영화 클로저 같은.... 그런 솔직함이었다. 주인공 알레산드로는 꽃미남에 용감한 귀족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생략)

결 속에서 가톨릭 교회가 끝없이 세속화 되어 가는 과정 중에 종교개혁(루터)과 반 종교개혁(예수회)이 일어나는 역동적 시기에 교회의 부패상을 실비아와 알렉산드로의 사랑의 이야기로 보여 주고 있다.
처음에서 끝까지 이 소설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교회의 역사적 사실 안에서 어떻게 분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욕구는 파멸을 가져 온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짐작하도록 하고 있다. 저자는 후자의 모습을 더 역사적으로 적날하게 묘사 했다면 더 사실적이고 품위 있는 소설이 될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흥미진진하게 소설을 이끌어 나가고 있으며, 인간은 때로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 돌아가야 하는 길이 있다는 것을 또한 보여 주고 있다.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사랑은 하늘에서 떨어진 성스러운 병이다.?? 사랑은 절대 금지된 성직자라해도 피할 수 없는 병일 것이다. 내용이 전혀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 저자가 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