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왔다 를 읽고 일반독후감 늑대가 왔다를 읽고

소녀의 늑대와 세상의 늑대
- 천운영, <늑대가 왔다>, <명랑> 을 읽고
소녀만의 늑대가 나타났다. 하지만 그 늑대는 소녀의 눈에만 보인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말하는 소녀를 보고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 거짓말쟁이라며 놀려댄다. 하지만 소녀에게는 정말 늑대가 존재했다. 비록 환상이었지만 소녀에게만큼은 진짜 늑대였다. 무엇이 소녀를 늑대라는 환상에 빠져들게 만든 것일까. 늑대를 쫓아가게 만든 것일까. 신비감마저 느껴지는 늑대라는 존재 속에 숨어있는 소녀의 아픔이 보인다.
인산이 느낄 수 있는 감정 중 외로움은 가장 슬프고 아픈 감정이다. 옛날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에 요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고 살아간다. 가족으로부터, 친구로부터, 사회로부터 홀로 버려진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녀는 곧 이런 사람들이다. 외로운 사람들은 더 이상의 외로움을 원치 않는다. 그것이 소녀가 늑대를 탄생…(생략)

그리고 “늑대야, 이제 나를 데려가렴.”이라고 하며 늑대를 쫓아갔다. 소녀의 외로움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부분이다. 늑대가 와 줄 거에요 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누구든 소녀를 찾아주길 바랬던 것이고, 하룻밤이 지나도 아무도 소녀를 찾는 사람이 없자 소녀는 밀려오는 외로움으로 늑대에게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한 것이다. 결국 소녀는 죽음을 택했다. 소녀의 바람이었던 늑대가 오지 않자 소녀가 늑대를 따라가서 죽음을 맞은 것이다. 소녀는 외로움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
소녀처럼 세상에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소녀가 늑대가 오기를, 사람들이 오기를 바라듯이 이들도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와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들을 더욱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다.
늑대 여인이 죽은 순록의 뼈를 맞추고 숨을 불어 넣으면 순록은 다시 제 무리에서 태어난다. 소녀에게 외로움을 안겨 준 것도 늑대였지만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해줄 수 있는 것도 늑대였다. 늑대 여인은 곧 소녀의 늑대이다. 외로운 세상 사람들에게 뼈를 맞춰주고 숨을 불어 넣어줘서 다시 무리로 태어나게 만들어 줄 늑대 여인이, 세상의 외로움을 치유해 줄 늑대가, 지금 세상에는 간절히 필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도 늑대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