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에겐 겨울이 없다를 읽고 늑대에겐겨울이없다

오직 275명의 조난당한 선원을 구출하기 위해 늙은 조타수 저비스와 젊은 의사 맥앨런은 혹독한 눈보라와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순간순간마다 들이 닥치는 죽음의 공포를 뚫고 알래스카 북부를 향해 달려간다. 그들의 이러한 행동은 감동을 넘어 숭고하기까지 하다. 갑작스럽게 일찍 찾아온 겨울 때문에 알래스카 북부에서 고래잡이를 하던 275명의 선원들은 그대로 바다에서 발이 묶이고 만다. 이 소식을 듣고 대통령은 그들을 구조하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그러나 늙은 조타수 저비스는 젊은 날의 실수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일생에 단 한번, 자식이 있다면 그 자식에게 자랑스러운 일을 말하고 싶다며 그 일에 나선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모험이나 영웅심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것은 자기의 생명을 담보로 할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다른 이유로 같은 배에 탔던 젊은 의사 맥앨런은 저비스의 행동에 충동적…(생략)

된 동기 중에는 바로 젊은 시절 자신이 보았던 에스키모 조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이밖에 선교사 롭목사와 알티시루쿠 족장의 이타적인 모습 속에서 진정 가치 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 그 전형을 보여준다. 순전히 한 사람의 호기심에 의해서 구조활동에 참여한 맥앨런은 백인들의 속임수에 병들고 죽어가는 에스키모인들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세상의 출세와 명예를 버리고 진정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롭 목사와 알티사쿠크 족장이 조난자들을 향해 수 백 마리의 순록을 이끌고 눈덮인 흰 광야를 달려오는 마지막 장면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이미 유령처럼 죽음의 선을 넘나들 듯한 앙상한 뼈만 남은 선원들의 눈에는 그 모습이 천사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그냥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앞에 영상으로 떠오른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그야말로 소설같은 실화이다. 현실적이며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 같으면서도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숭고함을 느끼게 해 준다. 찰스 프랜시스 홀, 에스키모 조, 맥앨런, 저비스, 롭목사는 가슴을 훈훈하게 해 주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