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을 읽고

‘무정’을 읽고...
‘무정’이라는 작품은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로서 한국 문학사에 의미있는 책이라고 한다. 그런 작품을 읽는다는 것이 좋게 느껴졌다. 그런데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해 알아보니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일제말에 친일 행위를 했다고 한다. 정말 실망이었다. ‘그런 사람이 쓴 글을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책 읽기가 싫었다. 하지만 우리 문학사에 큰 획을 그어 주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읽기로 했다.
이 책의 중심 이야기는 구여성 영채와 신여성 신형 사이에서 갈등하는 형식 등 세 남녀의 애정 관계가 민족애로 승화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경성 학교 영어 교사인 이형식. 그는 이전 고전 소설의 주인공과는 다르게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채와 선형에 대한 감정이 그러하고 여성에 대한 생각도 그러하다. 자기 앞에 기생이 되어 나타난 영채를 보고 그녀가 순결한 여자일…(생략)

수가 있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어렵게 살게 된 것은 일제의 수탈 때문이니 일제에 저항하자고 외칠 것이지 왜 교육으로 화살을 돌리는지 이해가 않갔다.
일제 시대에 우리 민족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착취당하고, 강제 징용가고, 해외로 도망가거나 죽임을 당했다. 이런 시기에 교육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다. 읽는데 정말 씁쓸했다.
그렇지만 마음에 안 드는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영채의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영채가 신여성인 병욱을 만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떠 유학을 가는 부분인데 정말 부러웠다. 나는 변화를 싫어한다. 자연도 변화를 싫어한다고 하는데 변화를 싫어하지만 늘 변화하고 싶어한다. 내 자신이 모순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다른 아이들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면 나도 그렇게 변화 하길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는 때가 더 많다. 그런데 영채는 해냈다. 내 욕구를 대신 채워줬고, 나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다.
이 작품은 그 결말에서 우리 민족을 구하기 위해 유학을 간다는 부분만 빼고는 그 시대 작품 치고는 훌륭한 작품인 것 같다. 요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삼각 관계이며 유학을 간다느니 하는 것은 작품이 상당히 진보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영채를 생각하면서 나도 변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어 기뻤고, 병욱과 같은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