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

백경
백경 모비딕과 그를 추격하는 에이허브. 에이허브는 다리를 잃었다는 단순한 복수심에서 모비딕을 쫓는다. 그러나 백경의 거대한 파괴력을 에이허브가 이길 수 있을까? 에이허브가 모비딕에 대해 복수심을 가지고 모비딕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로 인해 다른 선원들까지 죽음에 이르게끔 유도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위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가 건 상금 때문에 따라나선 뱃사람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오직 돈에 눈이 멀어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를 따라나섰고 결국 그 대가로 생명을 잃었기 때문이다.
에이허브가 오직 모비딕을 잡기 위해 날뛰며, 사분의와 나침반까지 못쓰게 만드는 과정에서 에이허브가 진정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복수심에 사로잡히면 자신의 인생도 망치게 되는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에이허브는 모비딕에게 다리를 빼앗긴 데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혀 자신의 삶의 목표를 모비딕을 잡는 것으로…(생략)

물론, 에이허브나 엔더비 선장이 고래잡이를 하는 것은 그들의 직업이기 때문이지만 그것은 자연에 도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바다의 변화무쌍한 힘과 고래의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려는 힘에. 엔더비 선장이 모비딕을 잡으려고 했던 것은 그것이 직업이기 때문이지만 그는 한쪽 팔을 잃고 나서 자연의 위대한 힘에 굴복하고 모비딕을 단념한다. 그러나 에이허브는 그의 직업-먹고살기 위해 행하는 일-을 뛰어넘어 그의 삶의 의지와 목표를 모비딕을 잡는 것에 둔다. 이것은 본래 그의 삶의 목표를 벗어난 것이다. 그는 먹고살기 위한 직업으로 고래잡이를 시작했지만 먹고사는 것에 대한 것을 단념하고 오직 자신의 신체를 잃은 데 대한 복수심 때문에 고래를 추적한다. 이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사람이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는 그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먹고사는 것을 고려해 두어야 한다. 사람들의 목표를 보면, 불가능한 것을 목표로 설정하지 않는다. 삶의 목표란 그것의 성취가 가능한 선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에이허브는 먹고사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고, 자연에 도전하겠다는 불가능한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래서 그는 죽은 것이 아닐까.
만일에, 모비딕이 그의 다리를 앗아간 뒤에 다른 사람이 모비딕을 잡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그가 모비딕에 대한 복수심에 미쳐 바다로 떠난 후에, 항해하다가 모비딕을 잡았다는 소식을 들었더라면? 그가 복수를 결심한 이후, 그의 삶의 목표는 오직 ??모비딕을 잡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비딕이 벌써 죽었더라면? 그는 복수를 어떻게 해야 할까? 모비딕이 잡힘으로서, 그의 삶의 목표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그는 좌절감과 자신에 대한 자책감에 빠져 남은 여생을 불행하게 보냈을 것이다. 에이허브의 모비딕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보면...
에이허브의 미친 듯한 집착과 모비딕의 자신의 생명을 위한 몸부림. ??백경??은 나에게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삶의 목표를 올바르게 세워 삶을 알차고 슬기롭게 살도록 다짐하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