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초등학교 1,2학년들이나 읽을만한 책이 대체 왜 청소년 추천도서 목록에 올라와 있는거지? 이거 완전히 우리 수준을 무시한거구만..!’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내 머릿속에 있었던 생각이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는 전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유명한 동화책,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각색해서 쓴 책이었다.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못된 계모로 인해 궁전에서 쫓겨나지만, 착한 사냥꾼 덕에 가까스로 목숨은 구한 백설공주가 안개숲에서 일곱 난쟁이를 만나게 된다. 난쟁이들의 대장, 산들마음. 집안 살림을 맡는 길님이. 힘이 센 산만해. 노래를 잘하는 물소리. 연장을 만드는 꽃이슬. 그림을 그리는 노을숲. 그리고 난쟁이들 중에서도 가장 키가 작고 말을 하지 못해서 춤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반달이.. 반달이는 나름대로 춤으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그 춤의…(생략)

러 간다. 이웃나라에 도착했지만, 공주를 구할 왕자를 찾고 있다는 자신의 춤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오직 왕자만은 반달이의 몸짓을 알아들을 수가 있었고, 다행히도 반달이는 왕자를 데리고 안개숲으로 갈 수 있게된다. 왕자의 입맞춤으로 공주가 깨어나지만 반달이는 전혀 기쁘지 않다... 그렇게 보고싶었던 공주님이었지만.. 공주님이 바로 눈앞에 환하게 서 있었지만.. 공주님 곁에는 이미 왕자님이 있었다... 왕자가 백설공주에게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라고 하자 나머지 여섯 난쟁이들은 모두 환호했지만, 반달이에게는 몸이 굳어버리기에 충분한 한 마디였다. 공주가 왕자와 결혼한 후, 반달이는 시름시름 앓다가 안개숲 흙속에 묻히게 된다. 다른 난쟁이들에게는 꼭 공주님이 오시면 반달이가 여행을 갔다 하라고 신신당부 하고는.. 세월이 흐르고, 이미 중년이 된 공주는 우연히 옛날 계모왕비가 썼던 거울을 보게 된다. 백설공주는 거울에게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니?” 라고 묻게 되었는데.. 거울의 대답을 읽고나서 나는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왕비님을 사랑하시는 분은 지금의 왕이신 먼 이웃나라 왕자님이시랍니다....” 공주가 만족한 웃음을 띄고 뒤돌아섰을 때. 거울은 미처 하지 못한 말을 계속 이어나간다. “하지만.. 백설공주님을 가장 사랑했던 분은.. 안개숲의 안개꽃밭.. 그곳에 잠들어 계신.. 반달님.. 이십니다...”
순수한 난쟁이 반달이의 대가없는 순수한 사랑, 현실주의에 물든 현대인들을 울리기에 충분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