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속을 읽고 성과속

<독서감상문>
성과 속
미르치아 엘리아데 / 한길사
이 책을 읽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 읽을 때도 제목부터가 낯설고 어려울 것 같아서 많이 망설였는데 실상 담겨 있는 내용도 꽤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성과 속이라고 해서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선 우리가 흔히 듣고, 내가 알고 있는 이미지만으로 생각해 볼 때 성과 속은 판이하게 다르다. 특히 ‘속’이라는 것은 자세하게 그 뜻은 몰라도 어딘가 저속하고 속물적인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누구든 ‘속물’이라는 말은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읽기 시작한 성과 속. 한마디로 이 책을 정의해 보자면 이것은 인간에 대한 책이라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호모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인간이다 라고 해서 배우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인간이 아니라 새로운 인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그것…(생략)

회를 다녔던 것이 나의 종교생활의 전부라면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내가 종교적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도 종교적 인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 우주와 인간의 실존을 성과 속으로 분석하여 성스러움이란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의 현현으로 질서를 창조한다고 하였다. 또한 속된 것, 속에서 성스러움은 현현되고 카오스 속에 질서가 존재하고, 그러나 성과 속 중 어느 하나만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한다. 성과 속은 공간과 시간과 우주에 그리고 실존하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의미와 질서를 부여하는 특정한 공간이나 시간, 목적 등 자신을 넘어서는 성스러움이 있다는 것에서 종교적 인간이 아닌 사람은 없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꽤 머리가 아파 며칠에 걸쳐 읽었는데 천천히 여러 번 생각하면서 읽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다 읽고 나서 내용의 깊이가 깊어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작가의 생각의 깊이에 놀라기도 하였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을까? 성과 속이라는 개념 자체도 신기했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해서 나 스스로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처음 읽어서 많이 어렵고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꽤 많지만 그럼에도 나에게 뭔가 깨달음을 주었다는 면에서 신선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내가 좀더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고 내가 내 스스로의 주관을 뚜렷하게 했을 때 한번 더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