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쎄느강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를 읽고...
먼저 프랑스 하면 누구나 떠오르는 `똘레랑스`가 있고 나는 개인적으로 `노동조합`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서는 난쟁이들이 거인들과 맞서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 노동조합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거인들에 의해서 끊임없는 탄압을 받고 끝내 난쟁이의 아들은 막다른 길에서 살인을 저지르고는 사형을 당한다. 이게 바로 우리 나라 노조의 현실이다. 얼마 전 수업시간에서 난쏘공 수업을 하면서 전태일처럼 분신자살을 한 50대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올해 1월에 일어났다는 그 일을 4월인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것 역시 우리 나라의 현실이다. 자살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서 잔인하게 죽었다. 이유는 파업이었다. 노조의 일원이었던 그는 파업의 손해를 고스란히 뒤집어 써서 6개월의 봉급을 감면 당하고 두 딸과 늙은 부…(생략)

그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걸까. 자신도 노동자고 파업을 한다고 자신들이 욕을 하는 그들도 노동자인데 말이다. 나는 이 책에서 프랑스가 강대국이라고 꼬리표를 붙이고 다는 첫째 이유를 바로 여기서 찾았다. 학생과 실직자가 그리고 자영업자가 아닌 이상 모두 노동자이다. 다른 것은 없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줄을 세워나도 부족하니 안타까운 것이고 우리 나라가 이것 밖에 안 되는 것이다. 요즘 밥 굶는 사람이 있냐고들 하는데 지금이 동학당이 있는 1900년대도 아닌데 밥만 먹고 산다고 사람이고 인간이냐 말이다. 난쏘공을 읽고도 세느강을 읽고도 느낀 것이 있다면 우리는 왜 다같이 잘 살지 못하는 것일까, 다같이 인간답게 살 수 는 없는 것 일까 였다. 세느강을 읽고는 프랑스 사회와는 너무나도 다른 우리 나라의 구조적 모순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 어쩔 수 없이 한숨이 세어 나오게 했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한계를 생각하게 했다. 과연 더 이상 희망이란 것은 없는 것일까? 민주노총등이 생기면서 노동자의 권리가 신장되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일일까. 잘 생각해볼 일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개인주의가 강하다. 그리고 파업과 노조에 대한 해석도 개인주의적이다. 우리 나라는 항상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들 말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노동자들은 아직도 힘이 든다. 나는 우리 나라의 노동자들에게 세느강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더불어 잘 사는 참고서는 아니더라도 풀이집 정도는, 아니 그 이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요즘 나는 내가 노동자가 될 10년 후를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 전교조 강연회에서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생각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어서 빨리 우리 나라의 노동자들도 생각을 바꿔서 세상을 바꿀 수 있었으면 한다.
홍세화님의 책을 읽을 때 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제목이 너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