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풍전을 읽고나서 이춘풍전

‘이춘풍전’을 읽고
이춘풍전은 양반의 허세와 위선이 가득하고 돈이면 무엇이든 가능한 세상, 그리고 여성들이 억압받는 사회 현실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 나가는 책이다. 이춘풍은 훤칠한 풍채, 멀끔하고 미끈한 차림의 남성으로, 부모가 물려준돈으로 술과 여자와 노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리하여 돈을 다 탕진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아내가 바느질을 하여 돈을 벌어 모아 다시 일어서려 한다. 하지만 춘풍은 반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호조에서 빌린 많은 돈과 아내가 모아둔 돈을 들고 평양으로 가서 기생 추월에게 홀린 나머지 추월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게된다. 이춘풍은 수천 냥의 돈을 탕진하고 나자 문 밖으로 내쫓아 버린다. 그리하여 춘풍은 추월의 종이 되어버린다. 그때쯤 춘풍의 아내는 춘풍을 걱정하며 살아가다가 춘풍의 소식을 듣게 되고 분노하던 중, 평양 감사 부임설이 있는 참판 댁의 대부인을 사귀어 신망을 얻고 마…(생략)

맞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춘풍의 아내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나서 이 작품에 반영된 시대상은 과연 무엇일까?
첫째,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물질제일주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춘풍의 아내는 주야로 쉬지 않고 일을 해서 돈을 벌었다. 그녀는 생산적이고 경제적인 인간이었다. 그러나 이춘풍은 돈을 소비하는 데만 일관했다. 물질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비합리적인 면은 없었으나 물질 그 자체를 무시하지는 못했다.
둘째, 그 당시의 여인들은 유교 윤리에 의한 구속 때문에 순응적이고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생업을 위한 경우가 아니면 집안에 갇혀 있어야 하고, 정해진 고리에 따라서 시부모를 섬기며 따라야만했다. 이춘풍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것을 간접적으로 느꼈다.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진취적 여성상의 제시, 새로운 인간형의 추구를 원했던 작가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