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영어 이야기를 읽고 재미있는 영어이야기

도서명 : 재미있는 영어 이야기 지은이, 엮은이 : 국제 교육 자료 은행 교육부
출판사 : 예문당
2학년 수학 여행, 우리는 경주로 유적지 답사를 하러 갔다. 유적지도 유적지지만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이 또 있었다. 단체로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자들, 관광의 도시답게 경주에는 각국에서 찾아온 많은 외국인들이 유적지 답사를 하고 있었다. 첨성대 앞에서 사진기 셔터를 눌러대다가 한 외국인 부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옆엔 우리 학교 영어 선생님이! 가까이 가서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았다. 영어 선생님은 유창한 영어로 대화를 나누시고 계셨던 것이다. 선생님의 말씀을 열심히 듣던 외국인 부부의 입가엔 미소가 떠오르고 흡족한 얼굴로 ‘Thank you."라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나는 무슨 말인지도 통 알아듣지 못했는데 말이다. 영어 선생님이 존경스러웠다. 배운 것을 그렇게 유창히 사용할 수 있다니 역시 다르구나. 그 …(생략)

전혀 모양이 비슷하지 않은 그림에서 오늘날의 세련된 알파벳이 탄생했다니 말이다. 책에 제시된 알파벳 표를 보고 친구에게 편지를 쓸 때 오늘날의 알파벳 대신 알파벳의 기원인 이집트 문자를 사용해 보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 한 번 사용해 보아야겠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약간 의아한 대목이 나왔다. 전혀 영어와는 관계되지 않은 것 같지 않은 내용들이 많았다. 꼭 사회 공부를 하는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이었다. 도리아인, 발칸 반도, 크레타 섬, 오딧세이 등 사회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다. 좀 지루하긴 했지만 영어와 사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이라 기꺼이 정독했다.
New Boarder : "Does the water always come through the roof like this?"
Landlady : "No, sir. Only when it rains."
새로운 하숙생 : 언제나 이처럼 지붕에서 비가 샙니까?
하숙집 아줌마 : 아니오, 비가 올 때만 새요.
이처럼 ‘재미있는 영어’ 코너에서는 말 그대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영어가 잘 어우러져 있었다. 뜻밖인 것은 like가 ‘좋아하다’는 뜻이 아니라 형용사, 부사, 전치사 등으로 쓰여 ‘같은, 처럼’으로 해석된다는 내용이었다. 한 단어에 여러 뜻, 우리들이 영어를 배울 때 참 헷갈리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잘못 해석하면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단어들을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넣어 설명해 주니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평소에도 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는 없는 것일까?
잉글랜드(England)라는 말의 유래는 종족의 수가 가장 많았던 앵글로 색슨 7 왕국 중 3개의 왕국을 세운 앵글로 족에서 왔다고 한다. 앵글(땅)과 랜드(땅)이란 말이 합쳐져 ‘앵글 족의 땅’이라는 말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잉글랜드는 여러 상품 이름에 자주 쓰이는 말이라 많이 들어왔던 말이다. 그냥 학교에서 배운 대로 ‘영국’이란 뜻으로만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지금 알고 보니 그 단어에도 옛날 종족의 이름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역시 언어는 그 민족의 역사를 대변해가며 발전해 나가는 것 같다.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가까운 곳에서 쓰이는 언어에 옛날 역사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했다.
요즘은 세계의 언어로 대접받는 영어가 옛날엔 굉장한 멸시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오늘날은 세계 각국에서 영어를 배우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런 영어도 침체기가 있었다니 의아했다. 노르만인들의 시대에는 공용어가 프랑스어였다고 한다. 그 프랑스어의 힘에 눌려 영어는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하는데 급급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의 영어는 프랑스어의 성격을 많이 띄고 있는 것이라 하니 놀랍기만 하다. 그 동안 나는 유럽 국가들의 언어가 영어의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14세기에 다시 부활한 영어의 힘, 중세 영어가 결국은 오늘 날 사용하고 있는 영어의 모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나는 무엇인가 뿌듯함을 느꼈다.
‘Booldy Mary`라는 별명을 가진 메어리 여왕. ’피의 메어리‘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녀는 성직자들을 화형에 처하는 것을 일삼았다고 한다. 그 광경이 너무 끔찍하여 사형 집행인도 차마 그 모습을 눈뜨고 못 봤다고 하는데. 이 내용은 다른 책에서 만화로 본 적이 있어 낯이 익었다. 그 지독하게만 그려졌던 메어리에게도 슬픈 사연이 있었다니 역시 새로운 사실이었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출산일에 상상임신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니 그 얼마나 충격적인가? 그 일로 정신병이 생겨 피를 부르는 끔찍한 사형도 행해졌던 것이라 한다. 블러디 메어리, 결코 반갑지 않은 영어 역사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영어의 세계화는 1,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세계로 문화와 평화의 주도권을 쥐게 된 미국 문화의 발달과 함께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퍼진 영어가 오늘날에는 전 세계의 공용어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좀 이상하긴 했다. 영어는 영국의 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말이다.
영어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를 통해 영어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더불어 우리 나라의 자랑스러운 국어인 한글을 생각하게 되었다. 영어에도 유래와 역사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한글도 과학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정말 훌륭한 언어라고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글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을 구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속에는 갖가지 역사와 사연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