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조건을 읽고 천재의 조건

천재의 조건.. `프랑스의 수학자 갈루아1`을 읽고...
시험이 끝나고 밀린 독서일기를 쓰기 위해 학교 도서실에 책을 빌리러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 친구의 추천으로 `천사들의 제국`이라는 책을 빌리려고 했는데, 그 책이 없길래 한참동안 책구경만 하고 있었다. 마땅히 딱 집어서 보고 싶은 책이 없었던 지라..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다. 문득 `프랑스의 수학자 갈루아1`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고, 나는 얼마전 수학 문제집에서.. 본 갈루아의 이름을 기억해 냈다. 다른 수학자들은 5살때 미분적분을 다 해결했느니 하는 프로필이 전부였는데 갈루아 만은 여는 수학자들의 어린시절과는 달리 평범했고 그런 갈루아에게 많은 동질감(?)을 느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책을 뽑아들었고 곧 바로 그 책의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수학자 갈루아의 삶을 소설식으로 풀어쓴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그가 중학교 시절때부터 시작되는데, 그…(생략)

급하게 된다. 아버지와 유난히 깊은 정을 지녔던 그는 수학시간만큼은 열심히 하리라고 다짐을 한다. 기초지식이 매우 부족한 그가 처음 들었던 수학수업은 `기하학`이었다. 베르나 선생님 밑에서 지도를 받았는데 그는 첫 수업시간에 그가 본 `유클리드 기하학`책을 자신의 인생에서 지울수 없는 커다란 감격을 받는다. 그로 부터 그는 수학이라는 하나의 우물만을 파 나갔다. 그러나 그가 살던 시대는 엄청난 정치적 혼란의 시기 였다. 보수파와 예수파등등.. 그런 시기에 그의 아버지는 굉장한 정신적 피로를 받게 되고 갈루아에게 수학은 필요없는 학문이며 수사학이나 딴 과목을 열심히 하라고 요구한다. 갈루아는 아버지에게 굉장히 실망하고 오히려 기하학의 세계에 더욱더 푹 빠져나간다. 그러면서 그는 학우들에게 정치클럽에 들라고 유혹을 받기도 하고 교회에서 종교에 대한 터무니 없는 연설을 듣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시대의 최고의 과제 5차방정식을 풀기위한 노력을 감행한다.점점 더 혼란스러워 지는 정치판국에 그는 오로지 수학만을 추구하였던 아르키메데스를 본받아 수학에만 종사할 것을 다짐한다.

제 1권의 내용은 여기서 끝난다.

난 원래 수학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수학적 지식은 재미있게 풀어서 써놔서 인지 골때리기 않고 편안히 읽었다.

나는 갈루아가 많은 나쁜 학생(?)들의 비웃음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만의 의지를 꺽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좋은 면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그려놓은 그의 삶이 독자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좋게만은 보이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갈루아는 똑똑했다. 그도 인정했고 책을 읽은 나도 인정한다. 기초지식 없이 기하학을 그렇게 빠른 시간속에서 배울수 있는것은 그가 천재임을 증명한다. 하지만 그가 가지지 못한것이 있다. 그건 바로 사람에 대한 정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또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을 경멸한다고 해서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꺼려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옳을까? 모든 사람들을 수학을 잣대로 재는 그의 시선은 적지 않은 부분에서 싸이코적으로 나타난다. 비록 작가가 그런 점을 미화시켜서 글을 썼지만 그의 그런 태도는 과히 섬뜩한다. 내가 그런 사람과 가까이 지낸다면.. 조금은 괴로울 것 같다.

그는 수학적으로의 재능과 더불어 사람과의 정을 키워나갔어야 했다. 그렇게만 했다면 그가 그렇게 젊은 나이에 아까운 재능을 두고 저세상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참고: 그는 21살에 결투로 인하여 죽었다.)그리고 학문의 길이 외롭지 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가 그렇게 찾고 싶어했던 수학적 진실도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었는가. 결국은 그가 동경했던 수학이라는 학문도 인간과의 연결고리와 동떨어질수는 없는 존재였다. 그는 좀 더 일찍 거기에 대해 눈을 떴어야 했다.

혹시나 가끔씩 나도 나만의 길을 위해 내 주위의 사람들과 동떨어져 있으려고 한 적은 없었을까? 사람에게는 누구나 그런면이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더 나쁜 결과들을 초래할 수 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그런 자세들을 고치려 노력해야겠다.

갈루아의 학문적 성과와 그의 투철한 노력은 백번천번 본받고 싶지만, 그의 반대편의 어두운 면들은 본받고 싶지 않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천재의 조건은 아니 학문의 길을 걷는 모든 이들의 조건중의 하나는 `인간과의 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자기 머릿속의 지식을 한층 놓은 고지의 단계로 가져가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