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기를 읽고 탈출기

[독서 감상문]
정직과 성실이 외로운 세상
- ‘탈출기’를 읽고-
우리나라 소설중에는 일제의 암울한 현실에 대한 소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의 하나인 탈출기를 읽으면서 여느 다른 소설과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의 소설이 주인공의 죽음 등 비극적으로 끝나는 데 비해 이 소설은 ‘나’가 모순적인 사회제도에 맞서기로 했기 때문에 뭔가 희망이 조금이나마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혹시 그가 우리 나라와 민족을 구해주지는 않을지.... 그런 실 한 가닥에 비할 수 있을 만한 희망이 모여 일제의 기나긴 식민지 통치에 끝없이 대항하고 그를 극복하게 하는 힘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가난을 피해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기름진 땅이라는 간도로 향한다. 그는 농사를 지어 배불리 먹고 무지한 농민을 가르쳐 이상촌을 만들겠다는 희망을 품고 먼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나 간도에는 그에게 주어질 수 있는 땅이 손…(생략)

상은 `나`와 어머니와 아내까지도 멸시하고 학대했다. 그래서 그는 "우리는 여태까지 속아 살아왔다. 우리는 우리로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어떤 험악한 제도의 희생자로서 살아왔었다." 라고 생각한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결코 이르거나 가벼운 생각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가슴을 시리게 했다. 그리하여 이 험악하고 모순된 사회 제도는 그냥 둘 수 없다는 인식으로 `민중의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의식의 전환하여 어머니와 아내와 자식까지 버리고 사회 제도 저항 단체인 ××단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가 정직과 성실을 포기 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었다. 가난으로 인해 정직과 성실을 포기해 버리고 술로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소설의 마무리가 되면서 독자에게 한 올의 희망을 남기는 듯 하면서도 그의 가족들에게는 절망이기도 한 듯 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정직과 성실이 외면 받는 사회라는 것이 너무나 잔혹하다는 생각을 뼈져리게 느꼈다. 그럼 그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가? 돈, 권력 이런 속물적인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저려오고 박군이라는 인물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가 비록 가족을 버리고 탈가를 했지만 결코 그를 비난할 수 없게 하는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현대 사회에서도 권력과 물질의 횡포로 인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핍박박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하루빨리 이상적인 사회가 오기를 바라는 희망과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그런 사회는 존재 할 수 없다는 절망이 교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