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의 제국을 읽고나서 패스트푸드의 제국

『패스트푸드의 제국 [Fast Food Nation]』
-에릭 슐로서 지음(에코리브르 출판) -김은령 옮김
“패스트푸드 속 들여다보기”
숙제를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독후감이라고 해서 차차 하면 되겠지 하고 미루다보니 이젠 시간적으로도 촉박하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처리해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권장도서목록을 쭉 훑어보면서 ‘뭐가 좋을까? 어떤 것이 재미있고 기억에 남을까?’ 여러 생각을 했다. 그러다 고민 끝에 결정한 책이 『패스트푸드의 제국』이다. 이 책을 고른 건 제목에서 끌렸기 때문이다. 자주 접하는 음식이 들어간 책이라 정겨워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이 책을 선택했다. 첫 페이지를 넘겼을 때 생각보다 많은 글들이 보였다. 눈이 아팠다. 책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꺼번에 많은 것을 주입시키려 하는 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첫 페이지부터 당황했다. 아무래도 책을 잘못 골랐…(생략)

은 것 같다.

그렇다면 패스트푸드에 대해 생각 해보기로 하자. 우린 패스트푸드를 얼마나 많이 소비할까? 이 책에는 미국인들의 소비량을 화폐단위로 나타낸 보기가 있다. 1970년 60억$를 소비했고 2000년에는 1100억$를 소비했다. 불과 30년 사이에 18배나 증가했다. 이렇게 봤을 때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다. 이 놀라운 소비량은 영화를 보고 책과 잡지를 사고 신문과 비디오를 보고 음반을 사는 소비량보다 크다고 한다. 사람은 먹기 위해 태어났다고 하는 말이 있지만 이렇게 까지 놀라운 소비를 할 줄은 몰랐다. 정말로 대단하다. 나도 먹는 것에 대단한 소비를 하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위에서 말한 소비량은 단순히 패스트푸드의 소비량이지 다른 음식의 소비까지 따져보면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이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보니 맥도날드사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새고 생기는 일자리 중 90%나 차지하고 있다. 대단한 수치이다. 친구들 중에도 아르바이트로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애들이 꽤 많이 있는데 이걸 보면 우리나라에도 패스트푸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꽤 되는 것 같다. 패스트푸드를 소비하는 양도 엄청나지만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쓰이는 인력 또한 엄청난 거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인력을 양성하는 곳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외국에는 일명 “햄버거 대학 [Hamburger University]"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수많은 교육기관이 있지만 여기서는 패스트푸드를 다루기 때문에 패스트푸드에 속하는 햄버거 대학만을 이야기하기로 한다.) 맨 처음 이런 것이 있다는 소리에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글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햄버거 대학이라고 해서 우습게만 보이지만 그렇게 만만한 곳은 아닌 거 같다. (참고 : http://www.mcdonalds.co.kr/introdu/univ.htm)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그 곳에서 이루어지는 체계적인 교육에서도 알 수 있다. 햄버거 대학이라고 해서 햄버거 만드는 일만 가르치느냐 하는 것은 아니다. 매장운영, 인사관리, 품질관리, 장비관리, 고객 서비스 및 경영기술 등 햄버거와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한 전문교육이 이루어진다. 먹는 것 하나에 이런 숨겨진 비밀이 숨어 있다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정말 패스트푸드라고 우습게 봐서는 안될 것 같다. 웬만한 대학강의에 뒤떨어지지 않으니 말이다.

전문적인 부분에서부터 이런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을 썼기 때문에 패스트푸드로 지금의 햄버거 왕국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거창하긴 하지만 햄버거 왕국이란 말이 맞는 거 같다. 길을 가도 햄버거 가게가 없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패스트푸드가의 경영자들은 이런 놀라움을 어떻게 만들어 내었을까? 그들은 또 소비자를 잡기 위해 여러 연구를 했을 것이다. 또 생존 전략을 만들어 갔을 것이다. 패스트푸드가 널리 알려지다 보니 여러 패스트푸드점이 생겼다. 많은 패스트푸드점 중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생존을 위한 발악을 해야하는데 우선 소비자를 잡으려면 소비자를 파악하고 연구하여 그들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도록 해야 한다. 지갑만 꺼내서는 안되고 그들로 하여금 값을 지불하도록 만들어야한다.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그렇게까지 만들기에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철저한 계획과 널리 알릴만한 광고 같은 대중성을 띈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패스트푸드회사의 경영자들은 주소비자인 아이들의 요구형태를 파악하여 실질적인 판매를 하고 있다. 우선 소비자의 요구형태를 알고 시작하자는 것이다. 간단한 아이들의 요구형태를 파악해야 하는데 몇 가지 예시된 보기가 있어서 보기로 한다. 먼저 “간청형”이 있다. 이것은 반복적인 요구로써 부모님을 질리게 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형태이다. 두 번째는 “지속형”이다. ‘이번 한번만’이라는 말로 자신의 말과 상관없이 원하는 물건을 얻을 때까지 부모를 졸라대는 형태이고 “완력형”이라고 해서 부모를 떠밀다 시피 해서 억지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형태이다. 또 “실력행사형”이 있다. 고함지르고 고집부리고 울어대는 형태이다. “사탕발림형”은 말 그대로 부모님을 구슬리는 형태이다. 가장 머리를 쓰는 유형이기도 하다. 나도 이런 방법을 써서 얻고자 하는 것을 얻곤 했다. 지금은 통하지 않지만 말이다. 다음으론 “협박형”이 있는데 가출하겠다던가 죽어 버리겠다던가 부모를 협박해서 얻는 형태이다. 가장 무섭지만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한다. 다음은 “가련형”이 있다. 이걸 못 가지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하여 부모의 보호본능을 자극시켜 얻어내는 형태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유형을 파악하여 소비자들의 심리를 조절하면서 그들을 소비하게끔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정말 지능적인 방법이다. 나 같으면 연구고 뭐고 그냥 손에 쥐어주고 내가 지갑에서 돈을 빼올 거 같다. 절대 그래서는 안되지만 말이다.

책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햄버거란 새로운 병원균을 위한 완벽한 시스템이란다. 무슨 말인고 하니 시간이 흐르면서 서양 문물이 들어오고 음식 제조 방식의 변화가 생겼다. 아궁이에서 가스레인지로 솥 단지에서 밥솥으로 뭐 이런 변화도 있지만 손으로 만드는 것에서 기계화되고 있는 것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병원균의 오염이 생긴다고 한다. 기계화 돼서 대량생산하고 그래서 경제적인 이익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원균의 오염으로 인해서 수많은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으니 오히려 기계화를 원망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병원균은 주로 건강한 동물에게 오염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고기로 햄버거를 만들고 우린 소비한다. 난 개인적으로 햄버거의 부속물 중에서 고기를 좋아한다. 야채도 있고 빵도 있고 뭐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난 고기가 좋다. 하지만 이런 고기에 대해서는 모른다. 좋아할 뿐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 맛나던 고기가 세균덩어리라니 말이다. 지금까지 먹었던 것을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지금부턴 먹고 싶지 않다.

그 세균덩어리 중에서 문제가 된 것이 「이콜리0157:H7」이다. 「이콜리0157:H7」란 인체 소화기관 속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 돌연변이라고 한다. 대부분 이콜리 박테리아는 소화와 비타민 합성을 돕고 위험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지만 「이콜리0157:H7」는 독소(베로톡신, 시가톡신)를 내 뿜고 장 내벽을 공격한다. 솔직히 말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에 안 좋다는 것은 알 거 같다. 이런 박테리아는 오염된 물을 마신다던가 오염된 호수에서의 수영, 수중 놀이공원, 카페트를 통해 인간에게 감염된다.

그렇다면 이런 병원균을 만든 원인이 무엇일까? 곡물가가 오르면서 축산농가는 좀더 싼 먹이를 찾게 되었다. 또 성장 촉진을 위해 고단백대체물이 필요했다. 그래서 어떤 사료를 만들어내게 되었고 이 어떤 사료가 문제가 되었다. 주로 패스트푸드에 사용되는 고기는 미국에서 사육된 소인데 미국에서 사육되는 소의 75%가 1997년 8월까지 가축폐기물(죽은 양?소의 버려진 사체)을 먹이로 해서 사육되었다. 매년 동물 보호소에서 구입한 수백만 마리의 죽은 고양이?개 또한 사료로 쓰였다. 이런 사료를 먹고 자라면 “광우병(狂牛病 - 우해면양뇌증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이 발생가게 된다. 광우병이라면 몇 년 전에 유행했던 병인데 소의 노에 구멍이 생겨 미친 듯이 포악해 지고 정신이상이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료를 먹고 자란 소를 이용해 패스트푸드에 들어가는 고기를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감염된 소의 병원균은 패스트푸드라는 음식으로 사람에게도 감염되게 했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몸에 좋지 않은 고기로 만든 햄버거.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무작정으로 좋아하고 그냥 먹었는데 속에 감추어진 비밀을 알게 되니 무작정 좋아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속에 감추어진 비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것에 대해 새삼 중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 방학숙제가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새로운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어준 거 같아 좋다. 책 읽는 것 지루하지만 읽고 나면 얻는 게 있어 좋다. 내가 원하는 정보도 얻을 수 있고 깨우침도 주는 책. 이번 기회를 통해 말로만이 아닌 진짜로 많이 읽어서 지식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