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의 도시를 읽고 폐허의 도시

폐허의 도시
폐허의 도시는 안나 블룸이라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신문 기자였던 그녀의 오빠 윌리엄 블룸이 실종된 이후 안나는 오빠를 찾기 위해 이 곳으로 온다. 그런데 이 곳은 단 한 번도 구체적인 지명이 언급되지 않았다. 그냥 `도시`이다.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고, 사라져가는 세상 끝에 펼쳐진 지옥. 구체적인 지명이 언급되어 있지 않기에 읽는 내내 생생한 섬뜩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땅이 바로 그 지옥일 수도 있으니까.
익명성이란 것은 참 무서운 개념이다. 안개의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처럼 정체를 확인할 수 없기에 본질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다. 익명성이라는 베일 너머에 숨은 정체가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무언가일지도 모른다. 폴 오스터는 현실 속의 지옥을 바로 이 `익명성`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해냈다. 세상 밖 누구에게도 정확히 알려진 적 없는,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죽어가는 것들의 도…(생략)

허의 도시에 대한 실현 가능성 여부가 없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난 이 책을 다 읽고 물론 생각하기는 싫었지만 현재의 현실을 생각했다. 지구, 이곳은 무한의 대지가 아니다. 모든것은 희소성을 지니고 모든 자원은 무한하지 않은 너무나도 부족한 것으로만 보였다. 물론 나의 이런 생각은 기우일 수도 아니면 절망감 혹은 부정적인 편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은 배제해 버릴 수 없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 가능성은 우리에게 한가지 의무를 가지게 한다. 끝없이 노력하자, 우리들이 사는 곳을 폐허의 도시로 만들 수는 없다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