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라 해변의 카프라

해변의 카프라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다. 책을 아는 사람이나 혹은 책을 많이 접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무라카미 하루키 라고 하면 왠만 하면 다 알 것이다. 책을 모르는 사람인 바로 나도 그를 알고 있으니.. 그 만큼 하루키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고 명작이 많다. 또한 사람의 마음을 흡수하고 몰두하게 만드는 독특한 책의 묘미가 있다. 하루키의 작품을 보면 거의 다수의 내용은 도시인의 일상과 환타지가 결합된 기묘한 모험소설들이 많은데 그것이 바로 하루키 만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 중에서 7년만에 완성된 장편 소설인 <해변의 카프카>는 날 변하게 했다. 난 원래 책을 무지 무지 싫어한다. 그리고 즐겨 보지도 않는다. 책을 읽는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솔직히 말하자면 책을 보면 짜증나기만 하고 읽어도 느낌도 없고 이해도 안 가기 때문에 이렇게 까지 책을 싫어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생략)

분도 있겠지만, 대체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수 였다.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군.. 그는 15세 생일날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이 되기로 한다. 즉 가출이다. <해변의 카프카>는 가출을 하면서 그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카타.. 나카타 사토루 이다. 나카타는 카프카와 정 반대로 노인이다. 카프카의 빈 껍질에 불과한 노인이자, 고양이와 말을 할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사람이기도 하다. <해변의 카프카>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가지 이야기가 결국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며 최종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특이한 이중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의 독특한 면에 한 몫을 하는 카프카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까마귀 소년이라고 불리는 소년이다. 카프카에게 모든 정보를 알려주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완벽한 존재이지만 결국 다무라 카프카 자신일 뿐이다. 카프카의 아버지의 저주로 인해서 이 이야기의 시작과 이이야기의 끝이 결정되게 된다. 아버지가 내린 저주는 `너는 나를 죽이고 어머니와 누나를 범할 것이다` 라는 내용인데, 그건 결국 카프카의 의지가 되어 꿈에서 행해지게 된다. 카프카의 꿈을 나카타 노인이 실제로 행하게 된다. 글에서 나카타가 죽인 것은 또 다른 카프카의 아버지인 고양이 킬러 조니 워커이다. 나카타는 조니 워커를 분명히 죽였다. 하지만 하 권을 보면 다시 조니 워커가 나타난다 즉 그는 산 사람도 아니고 죽은 사람도 아닌 절대적인 존재인 것 같다. 그는 입구의 돌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입구의 돌은 현실세계와 또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돌이다. 나카타 상은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호시노 상이라는 젊은 청년과 함께 입구의 돌을 찾고 있었다. 조니 워커는 호시노 상에게 입구의 돌의 위치를 알려주고 호시노 상은 힘겹게 입구의 돌을 나카타에게 가져다 준다. 결국 문은 열리고 나카타는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동시에 카프카군은 다른 이상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시에키 상의 어린시절을 만난다. 그리고 결국엔 다시 현실로 오면서 나카타 상은 죽고, 나카타 상의 입에서 흰물체가 나와서 옆에 있던 호시노상이 어렵게 그 물체를 해치우고, 입구의 돌을 다시 닫게 된다.
카프카, 나카타 노인, 사에키 상, 오시노 상, 조니 워커.. 이들은 지금 우리 근처에 있는 케이에프시 할아버지, 고양이, 방황 하는 사춘기 소년, 성 차별을 받고 있는 여성을 생각하게 된다. 근처에 있는 사물들은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다.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나면 모든게 달라 보인다. 케이에프시 할아버지가 먼지를 툭툭 털면서 내 이름을 부를 것만 같았고, 길을 걷다가 맑은 하늘을 보면 거머리가 떨어지고, 정어리나 전갱이가 떨어질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아침예배를 마치고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만났던 고양이들..
노란줄 흰줄이 그어져 있는 고양이에게 `잠은 편하게 주무셨나요?` `오늘 하늘 참 맑죠?` 라고 말했더니 고양이는 역시 말이 없었다. 꼭 색깔 안경을 끼고 세상과 말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하다.
음.. 하루키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주된 목적은 무엇이었을 까요? 아마 가스통처럼 꽉 막히고 부조리에 가득 찬 세상에서 값진 삶의 길을 찾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은 하나를 밝고 가야지 위로 갈 수 있는 세상입니다. 하루키는 그런 세상을 비판하고자 15세 소년의 눈을 통해 이 세상을 본 것 같습니다. 하나를 밝고 가야 위로 갈 수 있는 세상이기에 자녀들을 돌보지도 않고 학원에 보내거나 세심하게 돌보지 않는 것이 현실이 되어버린 세상 속에서 부모를 원망하고 세상에게 분노하는 사춘기 소년의 입과 귀와 눈으로 현실에 불만을 사는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아마 나카타 상이 죽고 나서 입에서 나온 하얀 물체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살아 있지도 죽어 있지도 않은 중립적인 상태입니다. 그 흰 물체는 아마도 카프카군의 의지가 아니었을까 추축합니다. 카프카군의 마음 속에 있던 까마귀군은 카프카 자신이 만들어낸 객관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 흰 물체는 까마귀군과 같이 카프카 자신이 배출해낸 자기 자아 속에 있던 미움과 원망이 종합적으로 합쳐져서 나카타의 몸으로 표출된 것 같습니다. 좁게 보면 카프카 자신만의 원망일수도 있지만 그 흰 물체는 우리 전부의 원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입구의 돌이 닫히면서, 저주가 풀리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나타나는 찌꺼기 같은 존재 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처리해야 성숙해 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성숙이 없다면 지금까지 격어온 모든 고난이 숲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저도 그 흰 물체를 만나봤습니다. 아마 15세 이상인 사람들은 대다수 만나봤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만남으로서 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지금 살고 있는 내 위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과 사는 가치를 더 깊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꼭 한번 격어야 하는 경계선. 미세한 먼지도 피할 수 없는 세상의 흐름속에서 결국엔 부딪치고 회복되는 계절.. 사회의 폭력과 무관심 속의 잡초처럼 자라온 우리들.. 그리고 나에게 커다란 구멍을 내어 주고 간 고마운 책.. <해변의 카프카>는 모두에게 권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카프카.. 그녀는 소년을 `해변의 카프카` 라고 불렀다. 부조리의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을 방황하고 있는 외톨이인 영혼. 아마 그것이 카프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 <해변의 카프카>442p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