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를 읽고

향수를 읽고
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도 판타지나 무협, 만화책 같은 재미를 위한 책 외
에는 책을 자주 읽지 않았다. 여전히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주말에나마 틈틈이 읽
게 된 것은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1학년 때 `대능 도서반`이라는 클럽 활동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더 도서관에 나가게 되니 책도 더 읽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도서위원으로 도서관에 가면서 읽은 책들은 대부분 소실이었다. 그 소설
중에 `향수`라는 책이 단행본이고, 내용도 재미있는 것 같아 이 책을 쓰기로 했다. 소
설 `향수`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인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많은 사람
들에게 읽혀왔다.
`향수`의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는 1738년에 프랑스 파리의 빈민가에서 매독
에 걸린 여인에게서 태어나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고 만다. 그러나 그르누…(생략)

게 되는데 그 향기에 취해 그 향기가 나는 진원을 찾아간다. 읽은 지가
오래됐고 최근에 부분부분만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성이 아니었던가 싶
다. 그르누이는 그 향기를 내뿜는 진원이 한 처녀인 것을 알아내고 다시 돌아와 그
향기를 생각하며 지내다 결국엔 그 처녀를 목졸라 죽이게 된다. 향기에 대한 광적인
집착 같았다. 그르누이는 처녀를 죽인 뒤 그녀의 향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리
고 그는 향수제조자 발디니의 밑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는 최고의 향수를 만들 것임
을 다짐한다. 그는 계속해서 새로운 향수를 만들면서 발디니의 향수는 파리에서 제
일 유명해진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의 향수를 만드는데 한계를 느끼게 되고 사람의
냄새에 역겨워 하며 파리를 떠난다. 파리를 떠나면서도 사람과 마주치는 것조차 역
겨워해 산 속 외진 곳으로 들어가 동굴 속에서 살게된다. 그는 인간의 냄새와 멀어
진 것에 만족하며 동굴에서 살게 되는데 어느 날 그는 문득 자신에게서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경악을 한다. 그리고는 7년 만에 다시 세상으로 나
오게 되는데 향수의 도시 그라스로 가서 인간 냄새가 나는 향수를 만들려고 노력한
다. 사람의 냄새가 나는 향수를 만든 그는 다시 최고의 향수를 향한 집념을 불태우
며 살인을 계획하게 된다. 그는 아름다운 향기를 쫓아서 처녀들을 찾아가고 도시에
서는 원인 모를 살인사건들이 발생하게된다. 그르누이는 자신이 죽인 처녀들의 머리
를 잘라 점차 향수를 완성해간다. 그가 향수를 만드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불
러 일으켜 그들을 지배하는 신 아닌 신이 되는 것이었다. 그가 어렸을 때 받지 못했
던 `사랑`에 대한 집착인 것 같다. 그는 계속 살인을 해 나갔고 도시 그라스는 공포의
도가니가 된다. 그르누이는 스물네명의 처녀를 죽이고 마지막 살인을 준비하는데 그
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소녀였다, 그는 여러번 찾아가 기회를 본
뒤 결국엔 그녀의 목숨을 앗은 뒤 최고의 향수를 위한 마지막 재료를 얻게된다. 그
는 곧장 자신의 연구실에서 향수를 완성하게 되지만 마지막 처녀를 죽인 것이 발각
되어 결국 그는 체포되고 만다. 그의 처형날짜는 가까워지고 처형 당일 처형장 앞에
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르누이를 저주하는 욕설을 퍼부으며 그를 비난했다. 그러나
그르누이의 출현에 그들은 황홀한 감정에 빠지고 만다. 그르누이가 그 스물다섯의
처녀에게서 채취한 향기로 완성한 향수를 바르고 나타난 것이었다. 광장에 모인 사
람들, 심지어는 그를 처형해야 할 사람조차 그르누이가 살인을 저질렀을 리가 없다
며 울부짖는다. 광장의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고 욕망을 분출하며 서로 뒤섞이는 역
겨운 광경이 펼쳐졌다. 그르누이는 죽음을 면하기는 했지만 향기에 미쳐 살인자인
자신에게 사랑과 존경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에게 역겨움을 느끼며 도시를 빠져나온
다. 그르누이가 빠져 나온 도시는 점차 잠잠해졌고 다음날 그들은 여전히 무언가 행
복감을 느끼는 듯 했고,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역겨웠던 광장의 처형식은
잊지 못했을 것이다.
그르누이는 도시를 빠져나와 자신이 태어났던 도시 파리로 향하고 어떤 묘지로 가
게된다. 거기는 부랑자들의 악취가 나는 곳이었는데, 그르누이는 그곳에서 다시 한
번 향수를 뿌리게 된다. 그러자 부랑자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광장에서의 사
람들처럼 향기에 이끌린다. 그러나 글들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그르누이는 여기
저기서 나온 부랑자들의 손에 갈갈이 찢겨져 그들에게 먹히고 만다. 그들은 서로 그
향기를 빼앗길까 차라리 자신이 먹어버린 것이었다. 그르누이는 그렇게 자신이 만
든 최고의 향수에 의해 죽어버린다. 그를 갈기갈기 찢어 먹은 부랑자들은 조금의 죄
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왠지 모를 만족감에 젖으며 원래의 자신의 자리로 돌
아간다.
그르누이는 평생을 `향기`에 미쳐있던 것 같다. 인간의 냄새가 나지 않아 악마로 불리
던 그에게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해줄 향기가 필요했나 보다. 그의 광적인 연쇄 살인
은 아마 사랑의 부족에서부터 비롯된 것 같다. 후각의 천재였던 그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고, 무언가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오히려 불행
을 가져오는 것 같다. 문득 `지나친 것은 안 한 것만 못하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어
떤 것이든 너무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르누이는 소외
된 사람들을 대표하는 것 같다. 현대와 같이 삭막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시
대에 소외층은 더 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소외층들에게 좀더 관심을 두고 도와
줘야 하겠다. 이런 여러 가지 면에서 `향수`라는 소설은 너무도 급하게 돌아가는 현
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도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