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을 처음 읽었던 것은 몇 년 전이다. 그때 이런 소설이 어째서 세계적인 문학이라는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어쩌면 그런 것은 광고의 효과일지 모른다. 책이라는 것도 하나의 상품이 되어버렸고 그 속에 책을 둘러싼 광고들은 독자가 아닌 소비자를 유혹한다. 그 유혹의 문구에 세계적인 작품이라는 것 만한 포장지는 없을 것이다. 아마 그런 문구 때문에 읽게된 책이 아니었을까싶다. 이 책만 하더라도 `출간 50년, 아직도 전 세계 젊은이들의 정신을 뒤흔들고 있는 문제작` 이라는 멋들어진 카피가 붙어있다. 그런데 과연 이책을 읽으면서 나는 뒤흔들렸었는지. 미국 문학이라 는게 그렇듯 얼핏보아서는 그 깊이를 찾을 수가 없다. 너무 일상적인 배경과 소재와 현실에 입각한 내용들. 또 우리의 문화적 배경과는 전혀 다르기에 이해의 근본틀마저 달리한다. 이작품 역시 그랬다. 이건 어쩌면 불량청소년의 가출…(생략)

가 좋아하는 타입의 글이란걸 새삼 느낀다.
다만, 홀든은 결국 호밀밭의 파수꾼이 될 수 없었고 어느 누구도 현실과 단절된 세계에서는 살 수가 없을 뿐이다. 단지 며칠간의 방황으로 접어야하는 파수꾼의 꿈처럼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우리들일 뿐이다.
이 책에서 우리에게 전해주려는것...아마 주인공인 18살의 홀든 콜필드를 통해 누구나 방황하고 혼란스러워 했던, 또한 세상에 냉소적이고 반항하려 했던 우리들 모두의 젊은시절을 한번 돌아보게 하진 않았을까.. 그에 눈에 비친 세상은 암울하고 칙칙하며 비정상적인 인간들로 가득찬 곳이다. 이 책의 인간들은 (콜필드 자신을 제외한) 누구나 정상이 아니고 지성적이지 않다... 이런것들을 통해 작가는 현대시대의 짜맞추어진 인간틀과 인간관계에 대해 지적하려 하지 않았을까.(물론 이책은 1950년대에 지어졌다. 하지만 현재에도 그 딜레마는 사라지지 않았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책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두에게 우리 주변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주고 환상속에 살고 있는 우리를 잠시나마 깨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