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별을 읽고서 황순원

황순원 소설은 우리네 가슴 깊은 곳에 끊임없이 흐르는 감정의 물길에 잔잔한 여울을 일으킨다.
그 여울은 삶을 흔들리게 하고, 한동안 멈추어 서서 지난 삶을 돌아보게 하면서 오늘을 잔잔하게 반성하게 한다.
한 생을 살면서 부, 명예, 권력을 얻는 것은 참 쉽다. 적어도, 한 생을 살면서 올곧게 자신의 길을 착하고, 정직하게 가는 것에 비하면 말이다.
세상이 변했고 변한다고 말하지만 그 변화는 당연한 변화일 뿐이다.
자신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아둔함일까.
우리네 얄팍한 마음 씀씀이는 자신의 변화를 세상변화의 당연함에 포함시키거나, 아니면 아예 눈감아 버린다.
하루하루 생존하며 산다는 것은 힘겹기에 눈감아 버림은 생존의 한 수단이기도 되기도 한다. 그렇게 흔들림 없이 살아간다면 그나마 다행인 것을. 우리네 마음이 그토록 냉정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순간 …(생략)

는지 모르겠고, 친구녀석들은 탈없이 잘 살고 있는지 황순원의 글을 읽다보면 어느덧 나는 별,소나기 속의 소년이 되어 누이와 엄마를 그리워하고, 소녀를 그리워하는 이가 된다. 무언가 많이 그리운 아름다운 존재가 된다. 소년에게는 죽은 어머니와도 같았던 별, 어머니처럼 소년을 보살펴 주는 누이를 못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적대하다가, 결국은 그 누이를 통해서 어머니의 실체를 인식해 나가는 소년은 누이를 통해서 미성숙에서 성숙으로 성장해 간다.
항상 마음속에 어머니는 예쁠 것이라는 소망이 못생긴 누이 때문에 깨지게 되자 분개하는 소년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나에게도 그런 존재로써 나의 동생이 떠올랐다. 항상 나의 화풀이 상대로서 때로는 나보다 더 언니같이 나를 챙겨주는 동생의 모습이
누구에게나 그런 존재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모두가 잊고 사는 것 같다. 곁에 있을때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언젠가 누이처럼 사라져 버리면 그제서야 그 큰 존재감을 깨닫는다.
이 소설에서의 별은 소년에겐 죽은 어머니였고, 또 그 누구에게나 하나쯤 마음속에
있을 이 별이라는 존재... 하지만 이 별을 ?기 전에 자신의 주위를 먼저 돌아보는 것이 옳을 듯 싶다.
별을 쳐다보는 내 옆에서 나를 바라보며 따스히 웃음짓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동화같은 분위기이면서도 슬픈, 그리고 비극적인 내용이다.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나 사랑이 무섭기 조차 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소년은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의어서 어머니에 대한 뚜렷한 기억이 없이 단지 어머니를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아름답다고만 생각한다.
어느 날 누이가 어머니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누이를 통해 확인되는 어머니의 모습과 상상속의 모습사이에서 갈등하면서 누이를 미워하게 된다.
그러던 중 한 소녀를 알게 되지만 역시 어머니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멀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누이의 죽음을 통해 참사랑을 깨닫고 누이가 별이 되었다고 여기지만 아직도 누이와 어머니를 동일시 할 수 없다는 내적 갈등으로 눈속의 별을 몰아내는 대목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한 소년의 정신적 성숙을 그린 성장소설로 인간 내면의 심리 상태를 너무 잘 표현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