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즐거움을 읽고나서

홀로 사는 즐거움을 읽고나서
읽는다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네요. 법문을 듣는다. 배운다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2004년도에 나온 책으로 책에 보면 그 당시의 시대상이 어느 정도 나와 있습니다. 911테러를 당한 미국, 급격한 세계화, 문화의 폭력성등...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세상에서 다시 한번 나를 돌아봅니다.
`고독과 고립은 전혀 다르다. 고독은 옆구리께로 스쳐 지나가는 시장기 같은것, 그리고 고립은 수인처럼 갇혀 있는 상태다. 고독은 때론 사람을 맑고 투명하게 하지만, 고립은 그 출구가 없는 단절이다.`
3년 동안 함께했던 여자친구와 이별하고 한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운동했던 학생회일도 다 흩어지고 우리 07 동기들도 졸업을 하는 이 추운 겨울날 진동이 뜸해진 핸드폰을 바라보며 내가 고립되어 있는 건지 고독한 건지 생각해 봅니다. 홀로 남겨진다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무섭습니다. 누구나 다…(생략)

을 가라.”
지금 이 순간, 조금 후에 있을 교수님과의 미팅도 토익성적표도 모두 잊은 채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읽었던 법정스님의 향기로운 말씀을 다시 음미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길 저길 한눈 팔리지만 매일 아침 일어날 때 마다 딴생각이 들지만 남의 말에 혹해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 보지만 저는 그래도 제 길을 잡았고 한번 해쳐 나가 보겠습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잠시 책을 덮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또렷하게 떠오르는 그 이미지를 상상하며 영감을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주기 위해 정치도 하고 싶지만 학문적으로는 역시 지리를 계속 공부하고 싶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리. 한 공간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감정에 포인트를 두는 지리학. 어떤 사람은 용산하면 전자상가를 떠 올릴 것이고 어떤 사람은 재개발로 얻을 막대한 이득을 어떤 사람은 그곳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철거민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이처럼 각 장소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느낌이나 장소가 사람에게 전달하는 감정을 연구하는 지리학을 해 보고 싶습니다. 너무 흥분되고 재미있는 공부가 될 듯합니다.
`도시란 어떤 곳인가. 아스팔트와 보도블록과 시멘트와 서로 키 재기를 하는 고층 빌딩과 자동차와 매연과 소음과 부패한 정치꾼과 범죄와 온갖 쓰레기들로 뒤범벅이 된 숨막힌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 어떻게 미래에 대한 꿈과 새로운 창조와 생명이 움틀 수 있겠는가.`
도시란 참으로 암담한 곳입니다. 사람들과 가까워질수록 자연과는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질수록 사람들은 삭막해 집니다. 건조하고 메마른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흙 땅을 밟아본 적이 있나요 아스팔트와 시멘트에 갇힌 삶을 산 지가 벌써 몇 년째인가요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모두 물질적인 것들에 가둬놓고 굴러가는 쳇바퀴에 몸을 맡기고 오늘도 어쩔수 없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나요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할 때 더 넓은 꿈을 꾸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개울가에 나가 아이들이 자연과 뛰어 놀면서 그런 것들을 배웠는데 이제는 아이들을 모두 회색 시멘트 안에 가둬놓고 tv로 거짓 자연을 보여주며 가공된 자연을 돈을 주고 보러 갑니다. 이게 얼마나 잔혹한 일인가요.